이제 후기 일반고 원서접수가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요즘은 어느 고등학교에 가느냐가 어느 대학에 갈지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등학교 선택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서 고등학교 선택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지요. 그래서 이번 주 방송주제는 <고등학교 선택시 주의할 점>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8년 11월 24일(토) 오후 4시 45분부터 10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1. 지금 대학입시가 한참 진행 중인데 다음 달부터 고등학교 입시도 진행된다면서요?

-> 대학이 수시와 정시로 나눠서 학생을 선발하는 것처럼 고등학교도 전기와 후기로 나눠서 학생을 선발합니다. 전기고등학교에는 과학고,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등이 있는데 과학고나 마이스터고는 원서접수를 이미 끝마쳤고, 후기고등학교들이 다음달 10일부터 원서접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올해 고등학교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작년까지 전기고등학교였던 외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가 올해부터 후기고로 전환되서 일반고와 동일한 시기에 학생을 선발한다는 겁니다.

2. 그러면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불합격되도 일반고에 못가는건가요?

-> 애초의 계획은 그런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논란이 많았지요. 좋은 고등학교 가겠다고 지원했다가 떨어지면 고등학교를 재수하거나 비평준화인 다른 지역 학교에 가라는 식이었으니까요. 그래서 헌법소원이 제기됐고 헌법재판소에서는 외고, 국제고, 자사고 지원자가 일반고에 동시지원하지 못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효력 정지시켰습니다. 그래서 올해까지는 외고, 국제고, 자사고 지원자도 일반고에 추가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하면 재수를 하거나 다른 지역 고등학교에 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3. 요즘은 일반고에 갈 때도 학교 선택이 중요하다던데 고등학교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될 것은 무엇인가요?

-> 먼저 통학거리부터 따져보셔야 됩니다. 좋은 학교라고 해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보내면 통학시간도 길어지고 아이들 체력소모도 커지거든요. 그래서 체력이 약한 아이들은 학교에 왔다 갔다 하다가 벌써 지치더라고요.

4. 그럴 때는 기숙사 학교에 보내면 되지 않나요? 요즘은 일반고 중에도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가 많다면서요.

-> 예전에는 기숙사 학교라고 하면 주로 특목고 이야기였는데 요즘은 일반고 중에도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가 많이 늘었습니다. 기숙형고등학교라고 해서 정부로부터 정식인가를 받고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들도 있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들도 있지요.

5. 기숙형 학교에는 어떤 학생들이 지원하는게 좋은가요?

-> 기숙형 학교는 부모님이 일일히 챙겨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하는 아이들이 가는게 좋습니다. 특히, 자기주도학습을 잘하는 아이들이 가는게 좋지요. 중학교 때까지 학원 보내다가 뒤늦게 자기주도학습 시키시겠다고 기숙형 학교에 보내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경우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스스로 공부해 본 경험이 적다 보니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애들이 우왕좌왕하거든요.

6. 자기주도학습을 시키려면 초반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스스로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요?

-> 교육적으로는 그게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게는 자기주도학습을 많이 권하고 있지요. 지금 당장은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키우는게 더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고등학생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요즘은 대입에서 내신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 시험을 한 번만 망쳐도 내가 원하는 대학에 못 가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때까지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키워주는게 좋지만 고등학교 때는 기존에 하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게 안전합니다. 괜히 공부법 바꿨다가 시험 망치면 정말 큰 일 나거든요.

7. 고등학교는 학생수가 많은 학교가 좋은가요? 적은 학교가 좋은가요?

-> 이왕이면 학생수가 많은 학교가 좋습니다. 학생수가 적으면 내신등급을 잘 받기가 힘들거든요. 내신등급은 상위 4%까지 1등급이라는 식으로 석차백분률로 메기는데 100명 중에 4등 안에 드는 것보다 200명 중에 8등 안에 드는게 훨씬 쉽습니다. 학생수가 적으면 소위 공신이라 불리는 똘똘이 몇 명이 1등급을 계속 가져가버리니까요.

그리고 올해부터는 고등학교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됐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은 고2부터 자기 시간표를 직접 짤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려면 학교에 다양한 수업이 개설되어야 하는데 학생수가 많아야 선생님도 많아서 다양한 수업이 개설될 수 있지요. 그래서 앞으로는 학생수가 많은 도심지역의 고등학교들이 대입에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생수가 적은 시골학교 학생들은 듣고 싶은 수업이 있어도 학교에 개설이 안 될 수 있으니까요. 대학에서 학생수가 적으면 수업이 폐강되는 것처럼요.

8. 남학교, 여학교는 어떻게 결정하는게 좋은가요?

-> 남학생이냐 여학생이냐, 문과냐 이과냐에 따라 선택 기준이 달라집니다. 일단 남학생이면 그냥 남학교에 가는게 좋습니다. 남녀공학에 진학하면 내신시험이나 수행평가에서 꼼꼼한 여학생들을 이기기가 힘들거든요. 특히, 남학생들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같은 지필고사는 잘 봐놓고 수행평가에서 점수 깎아먹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여학생들은 수행평가를 너무 열심히 해서 문제인데, 남학생들은 너무 대충해서 문제죠. 노트필기 제대로 안하거나 준비물 제대로 안 챙겨서 태도점수 깎이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꼼꼼하지 못한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을 비켜가는게 좋습니다.

9. 그렇다면 여학생들은 남녀공학에 가는게 유리하겠네요?

-> 일반적으로 그렇습니다. 여고에 가면 내신경쟁이 굉장히 치열하거든요. 기싸움도 많이 하고요. 그래서 여고에서는 내신관리가 굉장히 힘듭니다. 특히, 이과는 내신관리가 더 어렵습니다. 여학생들은 절대다수가 문과를 선택하기 때문에 이과 인원이 얼마 없거든요. 이과반이 1반 밖에 없는 여고도 많지요. 그래서 이과를 지망하는 여학생들은 이과반이 많이 개설되는 남녀공학에 가는게 좋습니다.

10. 그런데 남녀공학에 가면 연애하느라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요?

-> 그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아침부터 외모 꾸미느라 빠쁜 애들이 많으니까요. 요즘은 여고생들 중에 화장 안 한 아이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화장이 보편화됐습니다. 애들이 아침부터 화장하고 있는 모습 보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지지요. 심지어 화장이 잘 안 됐다면서 지우고 다시 하는 애들도 있습니다. 지하철역이나 공중화장실에서 고데기로 머리 마는 애들도 있고요. 그래서 이성에 관심있는 아이들은 남고나 여고에 보내시는게 좋습니다. 특히, 남자애들은 연애하다 잘못되면 타격이 정말 심하지요. 거의 나라 잃은 백성 같더라고요.

11. 대입실적도 따져봐야겠지요?

-> 대입실적도 유심히 따져봐야 됩니다. 학교마다 입시지도 방식이나 실력 차이가 크니까요. 그래서 많은 분들께서 서울대 입학실적을 보고 고등학교를 결정하시는데 대입실적을 보실 때도 세부적인 부분까지 들여다 보셔야 됩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를 많이 보낸 학교라고 해서 우리 애를 보냈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 이과 실적이고 문과 실적은 별로 없더라. 그런데 우리 애는 문과더라.’ 이런 실수 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대입실적을 보실 때는 문과 실적인지 이과 실적인지, 수시 실적인지 정시 실적인지 세부적으로 확인하시는게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학교의 진도지도 시스템까지 확인해보셔야 되지요.

12. 진학지도 시스템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 요즘은 일반고등학교들도 학교설명회를 많이 합니다. 서울같은 평준화지역 고등학교들도 선지원 후추첨으로 선발하다 보니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도록 만들기 위해 앞장서서 홍보하고 있지요. 교감선생님이나 부장선생님이 인근 중학교를 돌면서 홍보하는 학교들도 있거든요.

13. 입학설명회를 안 하는 학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 학교로 직접 전화하시면 됩니다. 학교마다 입학홍보부가 있기 때문에 전화로 물어보셔도 친절히 알려주시거든요.

그런데 학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고르는 것입니다. 옷을 한 벌 살 때도 옷에 사람을 맞추는게 아니라 사람에 맞는 옷을 고르는 것처럼 학교를 고를 때도 마음에 드는 학교를 고른 다음 아이를 틀어맞추는게 아니라 우리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고르는게 중요하지요. 그래서 입시실적이 좋은 학교가 아니라 우리아이와 궁합이 잘 맞는 학교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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