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 교육칼럼
대입 정시모집이 확대되기 어려운 이유 (1) - 정부 차원
2018-08-22 오전 2:10:00 | 조회 : 4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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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교육부에서 2018년 8월 17일에 현 중3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발표에서 교육부는 대학들에게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릴 것을 권고했지요. 이를 충족하는 대학만 재정지원사업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압박과 함께요. 이에 따라 2022학년도 대입에서 주요대학들은 정시모집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초에 대입개편은 2021학년도에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입개편안에 대한 논란이 거세고, 지자체장 및 교육감 선거가 임박해지자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대입개편시기를 1년 늦추었지요. 하지만 개편시기를 늦추자 폭탄돌리기 논란이 발생하며 대입개편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은 더욱 커져갔습니다. 그러자 교육부는 국민들로부터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기 위해 2018년 4월 11일에‘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하며 대입정책을 국가교육회의에서 대신 논의해달라고 공식요청했지요.
참고로 국가교육회의는 2017년 9월 12일 공포된 「국가교육회의 설치/운영 규정」이라는 대통령령에 의해 설치된 대통령 직속 민관합동 자문기구입니다. 교육 비전 및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주요 교육정책 방안에 대한 여론 수렴 등 국가 정책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지요. 즉, 정책을 결정할 권한도 없고 논의결과 역시 자문에 불과할 뿐 구속력을 갖춘 정책이 아니지요. 그런데 국가의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교육부 장관이 국가교육회의에 대입정책을 대신 논의해달라고 요청하다니 참으로 당황스러울 뿐입니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도 국가교육회의 당연직 의원이기 때문에 애초에 교육부와 반대되는 논의결과 자체가 나오기도 어려움에도 불구하고요.
어쨋든 국가교육회의는 교육부를 대신해 대입개편안 논의라는 총대를 짊어지게 됩니다. 교육부의 방패막이가 된 셈이지요. 하지만 국가교육회의는 급조된 조직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구성원이 대입제도 전문가가 아니고 때문에 제대로 된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지요. 그래서 국가교육회의는 공론화위원회라는 또 다른 방패를 만들고,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이라는 또 다른 방패를 만드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 대입개편안 논의는 시민참여단의 손에 넘겨지게 되고 총 4개의 개편 시나리오를 검토하게 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수능을 상대평가로 유지하고 정시모집 비율을 45%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1안이 가장 높은 표를 얻게 됐지요. 그래서 수많은 학생, 학부모님들이 정시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달콤한 꿈을 꿔봤지만 그 꿈은 며칠 후 교육부 발표를 통해 산산히 조각나버렸지요.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캉쌤이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정시모집을 확대할 의지가 없다.
-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경기도 교육감 시절부터 진보교육의 맏형으로 불리며 수능 절대평가를 주장한 인물입니다.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언론인터뷰를 통해 ‘수능이 절대평가로 가야된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수능 절대평가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지요. 즉, 김상곤 장관이 교육부의 수장을 맡고있는 한 정시모집 확대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2. 교육부는 대학에 정시모집 비율을 강제할 권한이 없다.
- 국공립대학은 정부의 입김을 강하게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정시모집 비율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은 말 그대로 사립이기 때문에 정부도 어떻게 할 권한이 없지요. 그래서 교육부 발표내용도 ‘정시모집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리겠다’가 아니라 ‘30% 이상으로 늘릴 것을 대학에 권고한다’라는 형식을 띤 것이지요. 즉, 정시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은 정부의 권고일 뿐 지시가 아니기 때문에 대학이 꼭 따라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하여 진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대학이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네요.
즉, 교육부는 애초부터 정시모집을 확대할 의지도 권한도 없던 것이지요.
그렇다면 숱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대입개편안을 논의한 이유는 뭐냐고요? 국민들의 뜻이라며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기 위한 명분을 쌓을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애초의 계획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와서 교육부도 상당히 당황했을 겁니다. 1안(수능 상대평가/정시모집 비율 45% 이상)은 어차피 1위를 못할거라고 생각해서 국민들 반발이나 잠재울 생각으로 만든 것인데 1위를 해버렸으니까요.
따라서 앞으로 정시모집이 지금보다는 소폭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것처럼 45%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입니다.
그런데 정시가 확대되기 어려운 이유는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대학도 정시모집 확대를 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 이유는.... 2부에서 계속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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