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엄마가 있었답니다. 그녀는 둘째 아들을 매우 사랑했지요. 명문대 나오고 공기업 다니는 잘난척 만빵인 남편과 그 남편 그늘에 가려져 늘 기가 죽어 결국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반백수인 문제아 큰아들 보다 늘 착하고 엄마 바라기인 둘째아들이 삶의 희망이었답니다.

그 이쁜 둘째아들은 자율학기제인 중1까지 초등포함 총 7년을 정말 신나게 놀았답니다. 명문대 나온 아버지는 가족들 무시하기가 일쑤요. 착하게 아버지말 듣고 살다가 학교부적응자로 대입에 실패하고 현재는 게임중독인 형아도 실패한 인생처럼 보였답니다. 그래서 애들이 가끔 아주 가끔 "넌 공부안하니?"하고 물어보면. 울 형아가 공부 다 아무짝에도 쓸데없다며. 다시 pc방으로 가곤 했습니다. 물론 엄마는 애가 초등시험 7-80점을 받고 영어는 I am a student 도 몰라도 파닉스도 몰라도 그냥 이뻐 하셨답니다.

어떤 선생이 있었답니다. 그녀는 작년에 일반고 문과 내신 4등급대 아이를 인서울 전문대를 보내고 나서. 다시는 다시는 이런 아이들을 받지 않겠다고 다짐 또 다짐 했답니다. 고2 때 수업을 못알아듣겠다고 와서 20점 짜리를 5.60점으로 올렸으나 막상 원서쓸데가 되니 인서울 4년제가 안된다는 말에 그 아이 부모들은 선생한테 화내기 시작했답니다. "자기 아들 무시하냐고 재수하면 서울대 연고대는 몰라도 웬만한 인서울대 간다고. 일단 내신 안되니 수능에 올인하라"고. 근데 그 아이 모의고사는 5등급대요. 수포자였답니다. 결국 인서울 2-3등급대 대학 수시에 다 써놓고. - 결국 학교담임도 포기하셨구요. 근데 더 열받는건 아예 애 이야기 들어보면 부모님께 전화도 안하셨더라네요. 안들으실것 같다고. 애 말로는 1-2등급대 아이들 학종 쓰시느라 넘 바쁘신것 같았답니다. 늘 그렇지만 말이죠. 결국 설득 끝에 인서울전문대로 끝냈습니다만 제대로 감사인사는 못들었다는.

이런 세명이 만났답니다. 작년 말 기말고사 영어 20점으로 다 찍고 끝났던 그 사랑스런 둘째 아이를 데리고 어머님이 오셔서 잘 부탁드린다며 애를 부탁하셨지요. 사실 정말 친한 언니와 울 아들 절친 아들이라 만 일년을 열심히 가르쳤답니다. 근데 요즘와서 애가 힘들어하네요. 아무리해도 60점 이상은 무리고 조금만 긴장 풀면 바로 40점으로 내려가니 그 아아도 선생도 정말 고역이었고.
며칠전 이제 중3올라가는 그 아이가 생일날 엄마 붙잡고 울더랍니다. 넘 힘들엇 못하겠다고. 아무리 해도 문법이나 문제를 풀수가 없다는. 그래서 그 선생이 먼저 선수를 쳤더랍니다. 애가 넘 힘들어하니 기말고사까지만 하고 그만하고 싶다고. 그랬더니 그 엄마 울며 부탁하셔서 일단 당분간 쉬고 일주일에 한번만 와서 그냥 교과서랑 평가문제집 정도만 공부하고 가는걸로 하면 어떻겠냐 하시네요. 맘약한 그 선생 그 제안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내심 다 끊고 싶네요. 아이들이 공부를 시작하는 최대 한계시기는 예전엔 초6이었으며 자율학기제가 시작된 지금은 중1이 마지막이라고. 이미 넘 늦었다고 영어를 제외하더러도 70점이 넘는 과목이 하나도 없는 평균 60점대 중2 아이가 아무리 열공한다고 해도 고등때 인서울 마지노선인 일반고 내신 3등급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이런 잔인한 팩트를 말입니다.

참 사랑스런 모자지간 입니다. 그렇게 운다고 혼 내지 않고 슬퍼하는 어머니와 공부가 싫다고 엄마앞에서 엉엉 우는 중2 그림 같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