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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 보면 집에서는 공부가 안 된다며 독서실에 보내달라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독서실에 보내줘도 책가방만 가거나 아예 책가방조차도 안 가는 아이들이 많지요. 비싼 돈 들여 등록해줬는데 1~2번만 가고 끝나는 아이들이 있잖아요. 요즘은 프리미엄 독서실이니 어쩌니 해서 가격도 만만치 않은 데도요.

그런 아이들을 보면 돈은 돈대로 날리고 시간은 시간대로 날리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남의 집 아이인데도 이렇게 답답하니 그 모습을 매일 쳐다봐야 하는 부모님들은 얼마나 답답하실까요. 그렇다 보니 아이에게 안 좋은 소리가 나가게 되고 아이와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도 아이가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면서요.

그래서 답답한 심정에 캉쌤에게 어떻게 하면 좋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신데 캉쌤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그만 보내세요. 그리고 그 돈 모아서 엄마 핸드백이나 하나 더 사세요. 아니면 친구들이랑 여행이라도 다녀오시던지요.

물론, 지금 상황이 그런 여유를 부려도 될 상황은 아닙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1분 1초도 아껴서 더 열심히 달려야 하는 상황이지요. 하지만 엄마가 억지로 시킨다고 되지는 않잖아요. 말을 물가에 데리고 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일 수 없는 것처럼요.

그렇다 보니 지금은 어쩌면 돈은 돈대로 날리고 아이랑 사이만 멀어지고 있는 최악의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아이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가장 걱정해야 할 것은 성적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멀어진 아이의 마음일 수도 있거든요. 잔소리도 아이가 들어줘야 잔소리이지 아이가 듣어주지 않는다면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에 불과하잖아요. 그러니 아이가 엄마, 아빠 말을 들어줄 수 있도록 마음의 문부터 열어주세요. 마지막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성적이 아니라 부모자식간의 원만한 관계가 아닐까 싶네요.’

요즘 학부모님들 상담을 하다 보면 우스개 소리로 ‘학원 다 끊고 그 돈 모아서 포크레인이나 한 대 사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돈은 돈대로 쓰는데 효과가 없으니 답답하신 것이겠지요.

그래서 그런 마음까지 드실 때는 잠시 쉬어가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공부가 잘 안 될 때는 억지로 끌고가지 마시고 엄마, 아빠도 잠시 쉬어보세요.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하려면 선수도 끝까지 달릴 수 있어야 하지만, 코치도 끝까지 지켜봐줄 수 있어야 하니까요.

오늘도 꾸물거리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아침부터 혈압 오르셨을 부모님들께 커피 한 잔씩 타드리고 싶네요. 엄마, 아빠 마음이 편해야 아이들 마음도 편해지는 것 아시죠? 캉쌤이 커피 한 잔씩 타드릴 테니 마음이 답답해지실 때는 언제든 스홀에서 와서 한풀이를 해주세요. 캉쌤이 토닥토닥해드릴께요. ^^

추신 1. 캉쌤도 아침부터 ‘불러도 대답없는 아들’ 때문에 혈압이 올랐었네요. 커피 한 잔 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아들아! 부르면 대답 좀 하자! ^^

추신 2.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집에서는 공부가 안 되요’에는 2가지 의미가 담겨 있더군요. 첫 번째는 ‘공부가 하기 싫어요’이고, 두 번째는 ‘집에 있기 싫어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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