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15일) 친정엄마가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지방에 사는데 하필 전날인 14일에 딸래미와 조촐하게 여행을 하자고 서울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15일 새벽 언니로 부터 전화를 받고 자다말고 짐을 챙기고 공항까지 가는동안 정말 아무런 생각도 눈물도 나질 않았습니다.
엄마는 오랫동안 편찮으셨습니다. 뇌졸중,뇌경색...으로 지난 5년간 거동을 못하신건 물론이고 식사를 못하셔서 유동식으로 연명하신게 딱 5년째가 되었네요.
처음에 병원에 입원을 하고, 병원을 옮기고,중간에 언니네 집으로 모셔오고, 다른병원으로 옮기고, 마지막 요양원으로 가실때까지....그래도 아직 연세가 젊으셔서 이렇게 빨리 우리 곁을 떠날줄은 몰랐습니다.
일이 바쁘다고, 내 자식 일이 먼저라고, 요양원 계실때 알아보지 못해도 자주 가서 찾아뵙지 못했던것이 무거운 바위덩어리를 올려놓은 것처럼 마음이 아픕니다.
장례를 치르고 화장을 하고 가까운 절에 모셔서 49재를 마치고나면 정말 이렇게 끝나는건가요?
아들이 없어서 사위들이 아들 노릇을 했습니다. 남편과 형부들께 감사한 마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말로 표현할수없는 복잡한 심정으로 마음은 무거운데 ....일상으로 돌아와서 일을 합니다.
웃기도 하고 먹을것도 잘 먹으면서 말이지요...이런 나의 모습이 가증스럽습니다. 엄마는, 나의 엄마는 추운겨울 한줌의 재가 되어 손바닥만한 흙속에 묻혀있는데....나는 지금도 내자식 투정을 받아주고 있고 늘어가는 지출을 걱정하고 있는 한심한 모습입니다. 지난 일주일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말이죠.
엄마...꿈에라도 나타나셔서 저를 많이 혼내주세요. 하고싶었던 말씀도 해주시고,,,,저도 꿈에서라도 엄마를 다시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엄마....이제는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 너무너무 죄송합니다...모든게 다 제 잘못인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