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현재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성취평가제 방식으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상대평가제 방식으로 내신을 산정받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특목고 등 선발형 학교로의 진학을 희망하는 중 1,2학년 학생 및 학부모님들 중에는 성취평가제 내신이 앞으로 고입에서 어떻게 반영될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네요. 그래서 오늘은 캉쌤이 성취평가제 내신의 입시반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성취평가제를 입시에서 어떻게 반영할지는 구체적으로 발표된 내용은 아직 없습니다. 벌써 6월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특목고 입시요강도 제대로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내년 입시는 아직 준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막상 적용하려고 해도 이런 저런 부담감이 크고요. 절대평가처럼 부여받은 등급으로 입시를 진행하자니 성적 부풀리기 현상 때문에 내신의 변별력이 없고, 그렇다고 석차를 다시 환산해내자니 성취평가제의 도입취지를 부정하는 것이 되다 보니 교육부 눈치가 보여서 시행하기가 쉽지 않고요.

그렇다 보니 일선 학교 측에서도 명확한 기준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고, 교육부나 교육청 역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어서 수험생 및 학부모들의 혼란 및 불안이 점점 가중되고 있습니다.

일단 학교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성취평가제 내신은 성적 부풀리기가 많이 되어 있다 보니 변별력이 없다며 도입을 꺼려하는 눈치입니다. 그래서 학교별로 자체환산식을 사용해서 석차를 다시 환산하는 방식의 환산점수를 활용하고 싶어 하더군요.

그러나 입시요강은 교육청 승인을 받아야 적용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측이 어떠한 방식을 희망하던지 상관없이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지시해도 학교는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외고나 국제고 입시에서 학교는 국/영/수/사/과 내신 반영을 원하지만, 교육청에서 영어내신만 반영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처럼요. 따라서 안타깝지만 현 상황에서는 성취평가제 내신을 고교입시에서 어떻게 반영할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교육청의 의지와 학교의 의지는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요.

참고로 내년에는 교육감 선거가 있습니다. 내년에는 교육감이 또 바뀔 수도 있다라는 것이지요. 그렇다 보니 교육청 관계자들도 교육감 변경 가능성이 있는 현 상황에서 굳이 내년도 입시정책을 미리 수립하여 발표하는 일은 꺼려하는 것 같습니다. 부처를 가릴 것없이 장관의 평균임기가 매우 짧은 우리나라의 정치특성 상 교육부 장관 역시 내년에 또 바뀔지도 모르고요.

따라서 지금은 아직 발표도 되지 않은 입시정책에 불안해하기 보다는 '학생에게 가장 좋은 스펙은 성적이며, 학교는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을 좋아한다' 라는 점을 명심하며 '닥치고 열공'에 최선을 다 해보주시기 바랍니다.

추신 1.
선발형 고등학교들은 월활한 신입생 선발을 위하여 대입실적에 상당히 목을 메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입실적이 안 좋으면 학생선발이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대입실적 향상(심지어 대입실적 부풀리기까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한 운영방식이 학교라는 교육기관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일 수도 있지만 학교도 생존이 우선이기 때문에 학교 경영자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자사고의 경우는 정부로부터 재정결함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정원을 채우지 못 할 경우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고등학교에서는 명문대에 잘 진학할 것 같은 학생들을 선호합니다. 즉, 대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주요과목의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을 선호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정부의 입시정책이 어떻게 바뀌든지 간에 선발형 고등학교들은 학생을 성적으로 변별하려고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부풀리기 한 내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의 석차에 더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성취평가제로 전환되어서 내신등급관리가 수월해졌다고 안심하지 마시고 주요과목의 과목별석차백분률 관리에 지속적으로 신경 써주시기 바랍니다. 경쟁자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경쟁의 난이도는 줄어들지 않고, 경쟁자가 줄어들면 해당 학교에 지원할 이유 역시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추신 2.

2014학년도는 고등학생도 1학년부터 내신산정 방식이 성취평가제로 바뀝니다. 이에 따라 특목고의 내신불이익이 완전히 사라진다며 특목고 우세론을 외치는 사교육업체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네요. 그러나 특목고 학생들은 이미 Z값을 활용한 대학별 내신점수 자체환산규정 통해서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던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어차피 대학도 등급보다 등급내 석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특목고가 성취평가제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우수한 내신등급을 부여할 때 일반고 역시 가만히 있지 않겠지요. 결국 특목고나 일반고나 내신부풀리기는 마찬가지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최상위권 대학 진학을 희망한다면 성취평가제 하에서도 주요과목의 석차백분률 관리가 지속적으로 중요합니다.

또한 내신부풀리기로 인하여 절대평가가 도입 1년만에 폐지된 사례로 보아 성취평가제도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입니다. 이 경우 성취평가제 상의 등급관리만 신경 쓰고 석차백분률 관리를 신경쓰지 않은 학생들은 입시에서 매우 안 좋은 결과를 얻게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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