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다가오면 슬슬 어떤 과목을 보완하기 위해 학원으로 보내야 하나 고심하기 시작하고 전단지나 주변 지인들의 설명을 참고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정작 학생의 학습 프로세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우리 아이에게 맞는 선행학습이나 보충학습 전략을 짜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나 영어와 수학이라는 주요과목의 양대 산맥에 대해서 제대로 된 전략을 짜는 것은 1년에서 3년 이상의 결과로 다가오므로 주의해야 한다. 영어와 수학의 선행학습이 왜 다른지 생각해보자.

아이들은 암기를 어른들은 이해를 잘한다?

 아이들은 두뇌안에 저장된 직간접 배경지식이 적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보면 자기에 맞게 쪼개서 집어넣지 못하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공부할 때 별로 포스트잇 같은걸 여기저기 붙여놓는다거나 하지 않는다. 아무리 암기가 좋다 싫다 해도 중고생 시절이 가장 잘 외워지는 시기인 것이다. 뭐든 알려주면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면서도 무작정 일단 머릿 속에 집어넣는게 아이들의 공부패턴이다.

 어른들은 정반대 이다. 어른들은 이미 알고 있는 직간접 배경지식이 많고 인지적으로도 성장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보면 찬찬히 보면서 기존의 정보를 활용해서 이해를 잘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뇌의 저장능력이 감퇴한 나머지 금새 까먹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공부할 때 여기저기 적어두거나 붙여두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심지어는 아침에 공부하던 내용인데 점심시간에 뭘 공부했는지 조차도 까먹는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학생들이 선행학습할 때 어떤 점을 유의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뭐 여러가지 학습법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시키지만 어쨌든 영어는 외국인인 우리에겐 암기의 대상이다. 외우지 마라 공부하지 마라 시끄럽지만 아무튼 외국어는 암기를 출발점으로 하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반대로 수학은 이해를 출발점으로 한다. 물론 수학도 공식을 외운다거나 자주 나오는 문제들의 유형을 암기하는 등 외울것이 산적하지만 기본은 이해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많이 학습시키는 것은 그래도 크게 탈이 날 염려가 적다. 중학교때까지 영어잘하다가 고등학교 진학 후 갑자기 영어를 못하는 학생은 흔치 않다. 하지만 수학은 제대로 탈이 날 가능성이 높다. 고등학교 진학후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중학교때까지의 수학은 대부분 문제가 배운대로 나오고 크게 난이도가 있는 문제를 풀지 않아도 내신성적이 잘 나온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문제의 종류도 많고 난이도도 만만치 않게 되며 암기식으로 해도 문제가 변형되어 잘 풀리지 않게 된다.

 전술하였듯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아이들은 암기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영어는 암기위주니까 자신들에게 잘 맞고 많이 공부해도 별로 문제가 안생기지만 수학은 이해가 우선되야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른채 문제 푸는 기술이나 문제유형만 마구잡이로 암기하는 학생들은 결국 나중에 크게 낭패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수학은 기초가 중요하고 단계를 잘 밟아나가는 학생이 종국에는 승리한다는 진리는 이처럼 그 근본적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지금부터 학생들의 선행욕심을 조절해주고 실력과 단계에 맞는 영어 수학 선행을 고민해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알면서 뻔한 시행착오를 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을 0명이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