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얼마 전에 중간고사가 있었는데 우리 스홀 가족들은 이번 중간고사 결과가 어떤가요? 다들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으셨나요? 이번 주에는 캉쌤이 방송주제로 <중간고사 성적에 어떻게 반응해야 될까?>로 준비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9년 5월 18일(토)에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 강명규쌤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34분에 KBS1 라디오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16년 2월부터 4년째 고정출연 중입니다. ^O^V )

->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에서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아직 성적표를 못받으셨다면 아이들 손에서 배달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지요.

-> 아이들한테 ‘공부는 못해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고 이야기하지만 막상 성적이 안 좋으면 부모님들 기분이 안좋죠. 아이들 성적에 따라 반찬이 달라지기도 하잖아요. 시험 잘보면 진수성찬이 차려지지만 시험 망치면 저 푸른 초원이 되니까요. 특히, 요즘 중학교 2학년이랑 고등학교 1학년 아이가 있는 집을 보면 분위기가 많이 안 좋습니다.

-> 중학교 2학년은 성적표를 처음 받아본 엄마들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요즘 중1은 자유학년이라고 해서 아예 시험을 안 보는 학교들이 많아요. 그래서 아이들 실력을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성적표를 받고나서 충격받은거죠. 화가 나서 잔소리 하려고 해도 중2는 사춘기 절정이라서 말도 안 통해요. 그래서 중2 엄마들 중에 지금 속터지는 분들이 많죠.

-> 중학교는 성적이 절대평가입니다. 등수에 상관없이 90점만 넘으면 무조건 A등급을 받지요. 게다가 요즘 교육정책이 아이들 학업부담을 덜어주는 쪽에 맞춰져 있어서 중학교 시험이 굉장히 쉽게 나옵니다. 영어나 수학 과목도 평균점수가 70~80점씩 나오거든요. 그래서 90점 이상 A등급 받는 학생이 30%가 넘는 학교들이 많아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가면 성적이 상대평가로 바뀝니다. 등급이 점수가 아니라 석차백분율을 기준으로 부여되지요. 그래서 중학교 때 A등급 받았던 애들 중에 고등학교에서 3~4등급 받는 애들이 수두룩해요. 특목고나 자사고에서는 7,8,9등급을 받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직 한 학기도 다 안 다녔는데 벌써 전학이나 자퇴 문의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괜히 내가 욕심부려서 애를 힘들게 했다고 우시는 분들도 있어요.

-> 특목고나 자사고에서는 한 반에 1~2명씩 전학이나 자퇴를 합니다. 그런데 고등학생들은 전학이나 자퇴를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야되요. 일단 자퇴하면 학교생활기록부가 없어져서 대입 모집정원의 절반이 넘는 학생부 전형에 지원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대학가는 문이 그만큼 좁아지는거죠.

전학도 크게 2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동아리입니다. 요즘은 대입에서 동아리 활동이 반영하는데 동아리 모집이 3월에 다 끝났거든요. 그래서 전학가면 원하는 동아리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그리고 두번째는 왕따입니다. 친구들이 잘 안끼워주죠.

-> 옛날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가 됐어요. 수업분위기는 좋아져도 내 등수가 떨어지니까 공부 잘하는 애가 전학오는걸 반가워할 수 없지요. ‘내 내신 깍아먹으러 온 애’라는 개념이 되는거에요. 심지어 엄마들 모임에서도 잘 안 끼워줍니다. 그래서 전학이나 자퇴는 정말 신중해야 됩니다. 특히, 부모님이 먼저 나서서 전학이나 자퇴를 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랬다가 두고두고 원망을 들을 수도 있어요.

-> 그렇습니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고 했으니 시험 한 번 망쳤다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어요. 중학생들은 고등학교 가기 전에 예방주사 한 대 맞았다고 생각하면 되고, 고등학생들은 기말고사랑 수행평가로 뒤집을 생각하면 됩니다. 요즘은 수행평가 반영비율이 40~50%까지 높아졌기 때문에 지필고사 망쳐도 수행평가로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거든요. 내신등급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행평가를 다 합산해서 학기말에 결정되니까요. 참고로 수행평가 1점이 지필고사 3~4점이랑 맞먹기 때문에 수행평가 열심히 준비하면 됩니다.

-> 이번 시험을 망친 원인부터 찾아야 됩니다. 그냥 공부 자체를 안해서 그런건지, 공부방법이나 교재선택이 잘못되서 그런건지 원인부터 파악해야 되지요. 공부 열심히 했는데도 공부방법을 몰라서 성적이 안 나온 애들도 있거든요.

-> 일단 공부시간부터 체크해봐야 됩니다. 공부 잘하는 애들의 특징 중 하나는 계획을 잘 세운다는 거에요. 그냥 무작정 공부하는게 아니라 학습플래너를 펼쳐놓고 계획부터 세우거든요. 그리고 공부한 다음에도 결과를 꼭 기록해놓지요. 몇 페이지까지 했는지 페이지를 기록하는 학생도 있고, 퍼센트로 목표달성률을 기록하거나 별 세개, 별 다섯개라는 식으로 자신의 학습태도나 이해도를 기록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놔야 계획대로 잘 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고, 다음 번 계획을 세울 때도 참고할 수 있지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이번 중간고사 공부기록부터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기록이 안 남아있으면 지금부터라도 학습플래너를 사용하면 좋지요.

-> 아이들이 가져온 시험지하고 정오표를 보면서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그러면 실수로 틀렸는지 몰라서 틀렸는지 알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똑같이 92점을 받았어도 2점짜리 4개로 8점 깎인 것과 4점짜리 2개로 8점 깎인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2점짜리 여러개 틀린 것은 크게 걱정할 필요없습니다. 애들이 제대로 안 읽어서 틀린 것이거든요. 맞는 것 찾으라는데 틀린 것 찾고, 틀린 것을 모두 찾으라는데 하나만 찾고 있는거죠. 이런 것은 문제만 꼼꼼히 읽으면 해결됩니다. 그런데 어려운 문제들을 틀렸으면 이건 몰라서 틀린 겁니다. 그래서 학습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되지요. 쉬운 문제 틀린 애들은 오답풀이 없이 그냥 넘어가도 되지만, 어려운 문제 틀린 애들은 오답풀이 하고 유사문제까지 꼭 풀어봐야 됩니다. 그리고 내신시험은 학교 선생님이 출제하니까 기출문제도 풀어보고 선배들한테 선생님 성향을 물어보는게 좋지요. 일반적으로 내신학원들이 이런걸 도와주는데 학원을 안 다녀도 선배들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 아이들이 시험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부모님 반응 때문입니다. 시험 자체도 싫지만 시험 못봤다고 혼나는 상황이 더 싫은거죠. 그래서 성적 가지고 혼내면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시험 때문에 또 혼났어. 이게 다 시험 때문이야’라면서 공부 자체를 싫어하게 되기 쉬워요. 그러면 공부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는거죠.

그러니 시험 망쳤다고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아주세요. 예를 들어 ‘시험기간에 공부 안하고 놀기만 하더니 꼴 좋다!’라는 식으로 비꼬거나 ‘나도 더 이상 못해먹겠어. 네 인생이니까 네가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아이를 밀어내면 아이와의 관계까지 망칠 수 있어요. 점수 잃었다고 아이들까지 잃어서는 안 되니까 아이들 행동이 답답해보이더라도 조금만 더 믿고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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