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아이들 받아온 중간고사 성적표를 보고 충격받으신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고민 중인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 이번 주 방송주제는 ‘우리아이 성적 올려주는 공부의 기본기 4단계’라는 주제로 준비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이성민의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8년 4월 28일(토) 오후 4시 47분부터 약 11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1. 이제 중고등학교 성적표가 가정에 다 도착했을 텐데 아이들 성적표 보고 충격받은 분들이 많이 계실 거에요.

-> 아이들 성적이 기대한 것과 달라서 충격받은 분들이 많이 계세요.  특히, 중2, 고1 그리고 고2의 이과반 부모님들이 충격을 많이 받으셨지요. 예전에는 중1 엄마들도 충격을 많이 받으셨는데 이제는 중2로 올라갔습니다.

2. 왜 그런 것인가요?

->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기라고 해서 시험을 안 보는 학교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중2 첫시험에서 충격을 받는거지요. 그래도 중학교 부모님들이 받는 충격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요즘 중학교 성적표에는 등수가 적혀있지 않거든요. 게다가 중학교는 90점 이상이면 무조건 A등급이라는 식으로 내신을 절대평가하고 있고, A등급 비율도 보통 20~40% 정도 나올 만큼 시험이 쉽게 출제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학교 부모님들은 ‘우리 애가 공부를 못하지는 않는다’라고 생각하시지요.

3. 고등학교는 내신이 상대평가로 바뀌니까 고등학교 부모님들이 충격을 많이 받으시겠어요.

->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내신등급이 상대평가로 바뀝니다. 상위 4%까지는 1등급, 11%까지는 2등급이라는 식으로 석차백분율이 중요해지지요. 성적표에 전교등수도 공개되고요. 그래서 고1 부모님들이 성적표에 적혀있는 등수와 등급을 보고 많이 놀라시지요.

그리고 고2에서는 이과 부모님들이 많이 놀라십니다. 1학년 때보다 등급이 떨어지거든요. 태생적으로 문과 성향이라 문과에 가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냥 수학/과학이 싫어서 문과로 가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이과에는 수학/과학을 잘 하는 학생들이 오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과에 가면 석차백분률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4. 예상보다 성적이 낮게 나와서 고민인 분들이 많을텐데 공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공부는 크게 ‘이해 -> 요약 -> 암기 -> 적용’이라는 4단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해를 잘 해야 요약을 잘 할 수 있고, 요약을 잘 해야 암기할 분량이 줄어서 잘 외울 수 있지요. 그리고 잘 외워야 문제풀 때 적용하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이해 -> 요약 -> 암기 -> 적용’이라는 공부의 기본 4단계를 제대로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5.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되나요? 하나씩 설명해주시지요.

-> 공부의 첫 번째 단계는 이해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학교수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학원이나 과외같은 교외수업을 늘이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하지만 수업을 늘이기 전에 우리 아이가 왜 이해를 못하는지 그 이유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됩니다. 만약, 수업에 집중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면 수업 잘 들으라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하지만, 어휘력과 문장이해력이 부족해서 이해를 못한 경우라면 수업 잘 들으라고 잔소리해서는 안 되지요. 이런 아이들에게 수업태도를 지적하면 공부하기가 더 싫어지거든요. 잘 들으려고 해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집중을 못하는 것이니까요.

6.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공부의 근간인 어휘력과 문장이해력부터 높여줘야 됩니다. 독서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어휘력과 문장이해력 때문이지요. 특히, 학습용어 중에는 한자로 된 단어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휘를 익힐 때는 한자의 뜻까지 함께 익히는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 분수(分數)라는 단어는 나눌 분(分)자에 계산하다라는 뜻의 셈 수(數)자로 만들어져있습니다. 즉, 분수는 나눌 분(分), 셈 수(數)니까 ‘나누는 셈이구나’라는 식으로 알려주시는 것이지요. 분수 중에 처럼 자연수와 분수가 합쳐진 것을 대분수라고 하는데 여기서 대자를 큰 대(大)자로 알고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대분수의 대는 허리띠 대(帶)자를 씁니다. 3½은 ½이라는 분수가 3이라는 숫자를 허리띠처럼 차고 있다고 해서 허리띠 대(帶)자를 쓰는 것이지요. 이런 식으로 한자의 뜻을 알게 해주면 어휘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장이 긴 장문 독해도 많이 시켜주시는게 좋습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말을 굉장히 짧게 줄여쓰는 경향이 있어요. 문자 보낼 때보면 ‘감사합니다’를 ‘ㄱㅅ’이라고 초성만 쓰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렇다 보니 문장이 길어지면 아예 읽는 것 자체를 싫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문장이 길고 문맥 사이에 담겨진 의미를 파악해야 되는 고전을 많이 읽게 해주시면 좋습니다.

7. 2단계 요약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요약은 핵심내용을 찾아서 자신의 언어로 재정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때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뭐가 중요하고 뭐가 중요하지 않은지 알지 못해서 요약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요약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오늘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보시려면 깨끗한 종이 한 장 꺼내놓고 그 위에 오늘 공부한 것을 써보라고 하시면 됩니다. 제대로 공부한 아이들은 개념까지 풀어서 정확히 쓰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뭘 써야될지 몰라 우왕좌왕하지요.

8. 이해를 제대로 했어도 문장력이 부족해서 글로 써내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런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되나요?

-> 집에서 요약하는 연습을 시켜주시면 됩니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밑줄긋기’지요. 아이들 중에는 교과서를 온통 밑줄 투성이로 만들어놓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래서 ‘왜 이렇게 밑줄을 많이 쳤니?’라고 물어보면 ‘다 중요해보여서요’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밑줄치는 횟수를 제한해주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철수야, 이거 읽어보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딱 3 문장에만 밑줄을 쳐봐’라고 이야기해주시는 것이지요.

그리고 읽을거리는 요즘 이슈가 되는 신문 기사나 사설을 준비해주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이 때 기사 제목을 가려주시면 더 좋지요. 그러면 기사를 읽으면서 중요한 문장을 찾는 연습 뿐 아니라 기사에 제목을 달아보는 연습도 해볼 수 있거든요. 요약의 꽃은 바로 제목 정하기니까요.

9. 3단계 암기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공부할 때 ‘외울게 너무 많아서 힘들다’라고 하소연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쉽게 잘 외울 수 있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암기를 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후 요약을 제대로 해서 암기할 분량 자체를 줄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학도 암기과목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식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공식을 암기하고 있어야 빠르고 정확하게 적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영어단어장을 만들어 틈틈이 외우는 것처럼, 수학공식노트도 만들어서 틈날 때마다 외우면 좋습니다.

10. 마지막으로 4단계 적용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적용은 이해하고 요약해서 암기한 내용을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공부에 있어서는 문제풀이에 해당하지요. 그런데 이 적용은 반복을 통해 숙련도를 높이는게 중요합니다. 시험이 끝나면 매번 ‘다 아는 문제인데 시간이 부족해서 못 풀었다’라는 아이들이 있어요. 이런 아이들은 문제풀이 연습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아는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을 시켜주시는게 좋습니다. ‘아는 문제인데 또 풀 필요가 있냐’, ‘괜히 애만 고생시키는거 아니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공부는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아이들 성적이 떨어지면 마음이 급해져서 뭔가 대단한 공부법을 찾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런데 공부는 기본을 지키는게 가장 확실한 비법입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이게 ‘이해 -> 요약 -> 암기 -> 적용’이라는 공부의 기본 4단계를 충분히 연습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기말고사에서는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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