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친구들만남, 이번 가족행사에서는 이상하게도 침울한 얘기만 들었습니다. 두서 없지만 그냥 있던애기대로 정리해 봅니다.
올해 중1부터는 내신이 절대평가로 적용된다고하고,그들이 고교입학할때쯤에는 고등학교 내신도 절대평가로 바뀐다고 하니(정권 바뀐 후에는 어찌될지 모르지만),상대평가로 고등학교까지 졸업해야하는 중2,3학년에게 해당되는 얘기겠지요. 제 주변의 4명의 특목고 학생들의 얘기입니다.
1.가족행사에서 작년에 아들을 세종과고 입학시킨 사촌 여동생을 만났습니다. 과고생들은 거의조기졸업을 하게되서 작년 1,2학기 + 이번 2학년 1학기 성적만으로 대입원서를 쓰게되죠. 많은 친척들이 조카 안부를 묻고 대화하던 중에, 여동생이 대성통곡을 하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러 모임이 파장이 났죠.발단은 조카애 잘 하고 있냐는 질문에 여동생이 넋두리하듯이 대답합니다
"열심히 하긴 하지, 우리 아들 정말 한 눈 팔지 않고, 시간을 쥐어 짜면서 공부하긴 하는데 성적이 오르기는 커녕 제자리 유지도 힘들어. 서울대? 거기 지원할 내신은 포기한지 오래고, 이번 중간고사도 지난 성적 지키기가 목표야. 그래야 카이스트라도 원서 낼 수 잇어. 워낙 애가 기초가(?) 없으니 해도 안되더라구... "
거기에 손자 자랑이 남달랐던 이모의 한 마디가 불을 붙입니다. " 거봐라, 넌 그때 네 오빠가 얘기하던 대로 일반고 보낼 것이지..... 과고 보냈다고 자랑은 그토록 해 놓고..."
조카는 서울에서 강북이지만 중3년 내내 단 한번도 전교1등을 놓치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저희 여동생도 우리에게 아이들 어렸을때 부터 공부에 관한 자문을 받아왔었고 그래서 우리도 그 조카를 잘압니다. 우리 아들이 과고진학을 위해 준비하던 과정을 옆에서 봤었고 , 그 과정이 자기 아이에게는 너무 잔인(?)하다며, 지 아들은 일반고 보내서 내신 잘 받아서 서울대 보내겠다고 일찍 결심했던 집이었습니다. 당연히 부모의 뜻이 그리하기에 ,우리도 그에 다른 공부전략(?)을 코치해 주엇고 그 결과가 중3년내내 전교 1등으로 나타나고 있던 , 중3 여름에, 진학실적을 원햇다고 볼수밖에 없는 학교측의 꼬드김(?)으로 세종과고 자기주도학습 전형에 응시했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세종과고 시설 끝내줍니다. 거기 캠프에 추천받아서 가본 조카는 무슨일이 있어도 과고 진학을 해야겟다고 그랬다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여동생 부부 않혀 놓고 얘기했엇습니다.
" **이를 원래 계획하던 대로 일반고 보내는 것이 나중에 대입에 좋다. 분위기에 휩쓸리는 애도 아니고 혼자서 잘 하는 아이니 일반고 최상위권에 쉽게 갈거다. 그래서 내신 잘 받고 수능 잘 봐서 서울대 보내라. 솔직히 **이는 과고 수업을 위한 선행이 안되어 잇잖니. 수업 따라가기도 힘들거야. 남은 몇개월 준비로 과고에서 잘 해내리라는 것은 기대하지 마라. 네 아들보다 더 똑똑하다는 얘들도 몇년씩 준비해 오는데...."
"어느 정도 선행을 해야하는데요? XX는(우리 아들) 과고 입학 때 선행을 어디까지 했었어요?"
"XX들어 갈때와는 조금 다르지, 불과 몇년전이지만 그때는 올림피아드성적이 없으면 가산점을 못 받을때 였어서 모두 올림피아드 공부햇엇지. 그리고 과고 선생님들도 모임 자리에서 얘기도 하셔... 우리는 고교과정 안 가르친다고.. 실제로도 수업을 그런 방식으로 하고,,, 그래서 우리 아들 뿐아니고 다른 학생들도 대부분 수물지화생은 II수준을 그냥 선행이 아니고 심화수준으로 모두하고,지 전공인 물리같은 경우는 대학과정인 일반 물리,전자기학 까지도 떼고 진학했어. 그렇게했어도 내신은 30%수준이엇지. 비록 지금은 자기주도학습이다해서 중학 내신만으로 뽑는다지만 ,아직도 과고에서 중상위권에 들려는 아이들은 이정도 하고 가는것을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야. 안그러면 내신 못받지. 내신 30-40%에 못 들면 서울대는 원서조차 못내"
그런데도 마법에 걸린 듯 조카는 과고로 진학햇고, 내신의 희생양이 되는 듯합니다. 가진 것도 없고,머리에 든 것도(?) 없어서 아들 앞길을 망쳤다며 자책하는 여동생이 안타까웠습니다.
2.아이가 유치원때부터 우리와 알고 지내던 가족의 아이도 작년에 서울의 한성과고에 진학햇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공부했던 course(?)를 잘 알고 있었고, 제 아내의 충고도 거의 100% 받아 들여서 과고 진학을 위한 선행 작업도 아주열심히 햇습니다. 경제적으로도 풍요했기에 한 발 더 나가서 ,중학교 들어가서는 대치동으로 이사가서 아들의 과고 진학을 도왔습니다. 작년 입학 후 첫 배치고사 성적이 전교10등 안의 single성적을 올리고서 우리 포함 주변 지인들 모아서 거하게 한턱 냇엇습니다. 그리고 한 1년간 서로 바뻐서 못 만났었다가,지난주 모임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눈에 띄게 나이들어 보입니다. " zz는 잘 하고 있죠?" 라는 질문에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하소연합니다. 이제는 성적이 밑에서 single이랍니다. 아니! 그렇게 선행도 열심히햇고 zz만큼 과고를 위해 준비한 학생도 없는데, 어찌하여......... 얘기를 들어보니,zz의 문제점은 혼자 공부하거나 살아본 경험이 없이,과고에 진학한 것입니다. 과고 입학까지는 부모의 극성(?)과 학원의주입식 강의 만으로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막상 입학 후 기숙사에 들어가서 혼자 공부하다보니,뭘,어떻게 공부해야할지를 모르는 거죠.
당연히 성적은 곤두박질하고 아이는 현실도피로 책 대신에 기타를 들고 지난 1년을 보냈답니다.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는 습관 정말 중요합니다.
3.이번에 외고의 최고라는 중곡동 외고를 졸업시킨 제 절친의 딸이야기입니다. 어릴적 미국으로 가서 초등학생을 미국에서 지내고 중학 2때 돌아왔으니, 영어는 끝내줍니다. IBT도 115를 넘죠. 엄마를 일찍 잃어서인지 차분하고 모든 공부를 스스로 해서 그 어렵다던 그 외고에 들어 갔었습니다. 그런데 내신이 잘 안 나오는 거예요. 특히,수학이 한국에서 계속 살았던 아이들에 비해서 너무 떨어져서, 스스로하는 공부가 진짜라는 생각이 투철한 친구에게 얘기했었습니다.
"야! 자기주도학습이라는 것이 혼자서 공부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교육이나 과외등 외부 도움도 주관적으로 동원한다는 뜻이지. 물론,혼자서 풀어보는 수학이 진짜 자기실력이 되지만 ,KK는 수학에 도움을 받도록 해주는 것이 좋을텐데... 속도가 너무 느리잖니? "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학은 교수인 자신이 지도해 줘도 충분하다는 친구의 생각으로 정말 학원 근처에도 안가더군요. 하지만 내신은 좋아지지않았고, 이번에 쉬운 수능까지 겹쳐서 SKY진학은 실패햇습니다.
4.강북의 중학교에서 개교이래 처음으로 중곡동 그 외고에 딸을 입학시킨 친구 도 만낫습니다. 국내파이지만 초교6년을 필리핀에서 공부했고( 텝스가 930이라던가) 영어내신성적만으로 뽑기 시작한 작년에 입학하고 이제 2학년올라갑니다. 작년에 딸 합격시키고 제 친구는 비교과가 중요하다며 정말 별걸 다 시키더군요.
한국사능력시험이 어쩌고 저쩌고, 논술 준비가.....,외고이니 전공 외국어 공부가 .., 봉사 실적도 중요하니 ...... 체력도 중요하니...... 그렇게 영어를 잘 하는데도 가보니 아이들 영어실력에 기죽어서 스피킹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느니...
제가 그때 한 마디했었습니다. "야 임마! 내신이 되야 논술시험도 치를 기회가 오는거야. 수학에 신경써"
이번에 얘기하더군요. " 난 우리얘는 금방 잘 할 거라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거기서 수학 안되니 만사가 안되네. 내신 걱정하니 미래가 암담하다"
가끔은 그 길을 앞서 걸어가 본 사람의 말이 정답일 경우가 있습니다.
수폴맘,
뿌띠ti,
옴마니반메홈,
꿀벌,
huhu30,
방목주의,
박사61,
일정**,
tnqwk,
미조라네,
궁금탱크,
카라나,
백고상사,
하니브라더스,
선인지로,
sanhanyu,
우소사마,
교육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