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탄스키와 한참 신나게 놀고있던 떼쟁스키가 갑자기 조용해졌기에 뭔가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신속히 달려가 보니 떼쟁스키가 화장실 앞에서 손에 피를 흘리고 있네요. 옷에도 피칠을 해놓고요.

(아빠를 보고 울상을 지으며) 아빠, 팔이 조금 아파요. 힘이 없어서 쉬어야겠어요.

옷에 피칠이 되어 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서 손을 봤지만 피가 잔뜩 묻어있어서 잘 안 보이더군요. 그래서 세면대로 냉큼 들어옮긴 후 흐르는 물에 손가락을 씻어보니 엄지 손가락 끝 살점이 조금 뜯어져 있네요. 그래서 피가 나온 것인데 그런 상황을 처음 당해보니까 당황해서 피를 옷에 닦았나 봅니다. 그러면 안 나올 줄 알고요. 그런데도 피가 계속 나오니까 겁을 먹고 아무 말도 못한 채 서있었던 것이지요.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니기에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여주기는 했는데 피를 봐서 당황하기도 하고 겁도 났는지 어찌된 일이냐고 물으니 횡설수설하네요. 그래서 일단 진정시킨 후에 물어봐야겠다 싶어서 아이를 달랜 후 놓아줬더니 잠시 후 와서 하는 말이 면도기 어쩌구 저쩌구 횡설수설합니다.

그래서 상황을 알아 보니 면도기에 손이 베인 것이더군요. 아빠 면도하는 모습이 신기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아빠가 면도기를 손이 안닿는 선반 위에 올려놔서 구경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우연히 바닥에 떨어진 면도기를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는 한참 호기심 많을 5살답게 면도기 날을 엄지손가락으로.... T_T

정말 10년 감수했습니다. 등골에 식은 땀이.... 그래서 떼쟁스키와 손탄스키에게 면도기는 위험하니까 절대로 만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고 어른들 물건은 위험할 수 있으니 만져보고 싶으면 꼭 물어본 후에 어른과 함께 만져야 한다고 가르쳐 주었네요. 말로는 알겠다고 대답은 잘 하는데 정말 알아들은 것인지.... 특히, 손탄스키 이 시키는 아직 말귀를 못 알아듣는 놈이라서 걱정입니다. 그 쪽으로 가면 안 돼요 라고 이야기 하면 네 라고 대답하며 계속 달려가는 놈이거든요. T_T

암튼 떼쟁스키도 캉쌤도 10년 감수한 하루였습니다.

추신. 그나저나 애들이 조용하면 역시나 사고치고 있는거네요.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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