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각은 12시 40분입니다..

 아침 일찍 고놈의 영어 실력 올려 보려고 바둥거리다가 바로 병원에 아는 분이 아파서 헐레벌떡 통역하러 뛰어 갔습니다..(네,물론 태국어로) 소화기 내과에서 일반 내과로 내과에서 검사실로 검사실에서 산부인과로 산부인과에서 다시 검사실로..복수가 차 올라 급하다며 산부인과 의사와 암전문의가 의논하여 수술 날짜를 잡자고 합니다..

통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개인적인 감정과 사견을 섞지 않는 것 같습니다..특히나 병원 통역은 환자 스스로 결정해야 되는 부분이 많아서 병원에서 권하는 입장에 저의 경험이나 일반적인 견해를 전하면 안됩니다..

의사의 심각한 결론과 수술 제의, 향후 치료 방법까지 듣고 나니 가슴이 벌렁거려서 그대로 옮기기에 참 용기가 필요했습니다..역시나 받아 들이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통역이 아닌 위로와 말없이 옆에 있어 주기가 필요합니다...이래서 은행이나 병원에 관련된 통역은 피하고 싶은데 오지랖으로 마당을 쓸고 있으니...

내일 수술 날짜와 비용 다시 확정 짓기로 했는데 의료 써비스 수준과 의사의 전문성에서는 괜찮습니다만 그래도 속시원히 말 통하는 한국으로 갔으면 좋겠는데 가족들 때문에 망설이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습니다..일기장에다 써야할 글 올려 죄송합니다..

검사할 때 남은 빈 대변통이 가방에 들어 있었나 봅니다..호기심 천국 울 아들 뚜껑열어 보고 코에 대보고 손가락 집어 넣고 있는 모습에 혼자 빵 터졌던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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