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의 발표에 의하면 학교장 추천전형을 통해 입학한 일반고교 출신 학생의
성적에 따른 수업료 납부대상자 비율이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 학생들의 2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카이스트는 2007년 신입생 부터 평점 3.0 미만 ~ 2.0 초과의 경우 수업료 일부 부과, 2.0 이하 수업료 전액 부과)
학교장 추천전형으로 입학한 일반고 출신 2010학번 학생 150명 가운데 2010년 가을 학기 3.0 미만의 평점을 받아
2011년 봄 학기 수업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낸 학생이 37.3%인 56명으로 집계되었다는 것이지요.
그 반면 특목고 출신 입학생 801명 중 2011년 봄 학기 수업료를 낸 학생은 15.0%인 120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 카이스트 2010학번 학생들의 출신학교별 2010학년도 가을학기 성적 >

* 일반고 학생들의 경우 학교장 추천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 기준

정부의 정책에 의해 카이스트에서 일반고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어 입학의 문을 넓혀주었지만
역시나 준비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입학 후 수업을 따라간다라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요즘 서울대나 카이스트 등 최상위 국책대학들은 정치적인 강압에 의해서
실력 보다 평등논리로 학생을 선발하게 되는 경향이 점점 더 커져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교육은 단순히 현재의 실력만 가지고 이야기 해서는 안되는 것이고
최근의 교육은 계층의 고착화를 만들어 버리는 그 무엇인가가 되고 있기에
최대한 많은 학생들에게 최대한 다양한 기회를 주고
기회를 잡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계층에게는 조금 더 배려를 해주는 것이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평등논리 때문에 준비되지 못한 학생들을 학교에서 선발하게 된다라는 것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교육은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교육이란 기회의 문은 최대한 넓혀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가진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에게 양보의 미덕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나 혜택을 통해 기회의 문이 넓어졌다고 할지라도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그 혜택을 무조건 받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일 것입니다.
약인 줄 알고 받았는데 먹고 보니 독일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분명히 준 사람은 약을 준 것인데 받는 사람의 체력이 약 기운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그 약이 치명적인 독으로도 바뀔 수도 있는 것 처럼요.

최근 고교입시 및 대학입시에서
다양한 계층들을 배려하기 위한 다양한 전형들이 많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일반전형과 커트라인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특혜시비가 항상 끊이지 않는 전형들이지요.

교육적 차원과 사회정의적 차원에서
다양한 계층을 배려하기 위한 전형들은 분명히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전형이 준비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 독이 될 수 있다라는 점을
많은 분들이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고등학교는 대학진학을 위한 사전단계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 후 아이가 잘 견뎌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아무리 특혜전형을 통해서 명문고등학교에 쉽게 진학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그 전형을 정말로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다시 한 번 심각히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부모의 허영심과 욕심이 아이가 견뎌내지 못할 약을 먹임으로써
아이의 인생을 망가트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추신. 특목고들은 거의 매 학기마다 적게는 수명 에서 많게는 십여명의 전/편입생을 선발합니다. 특목고들이 왜 전/편입생을 선발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많게는 입학 첫 해에만도 10~20% 의 학생이 이탈해 나가는 곳이 바로 특목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