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자녀를 두신 학부모님이시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보는 고민이 바로 '특목고냐? 일반고냐?'의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신관리의 어려움은 있지만 우수한 교육환경을 자랑하는 특목고를 보낼 것이냐? 내신관리는 수월하지만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일반고를 보낼 것이냐?의 고민이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간과되는 요소가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학원(사교육)입니다. 학원에 대한 고려사항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학원을 많이 다니던 학생인가?

- 특목고는 학교의 특성상 일반고보다 사교육을 접할 기회가 적습니다. 특히, 기숙형 학교의 경우는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자체가 매우 제한적이지요. 그렇다 보니 어릴 적부터 학원 뺑뺑이로 자라온 학원키즈들의 경우 특목고 진학 후 혼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자신을 튼튼하게 지탱해주던 사교육이 사라지자 끈이 끊어져버린 인형처럼 중심을 못잡고 흔들려 버리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학원을 꾸준히 다니며 학원의 도움에 익숙한 학생들의 경우 갑자기 자기주도학습으로 전환하기 보다 학원을 지속적으로 다닐 수 있는 통학형 특목고나 일반고에 진학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주변에 좋은 학원이 있는가?

- 특목고를 보내고자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특목고의 우수한 교육환경, 그 중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지닌 교사진일 것입니다. 특목고에는 일반고보다 수업능력이 좋은 선생님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계시니까요. 그러나 유명 학원가에는 특목고 선생님들보다 수업능력이 좋은 강사들이 더 많이 있지요. 특목고 선생님들이 아무리 유능하다고 할지라도 한 학교의 모든 선생님이 유능할 수는 없는 반면, 유명 학원가에는 소위 난다 긴다 하는 스타강사들이 많이 모여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서울 강남 아이들의 경우 특목고에 대한 선호도가 생각만큼 높지 않습니다. 특목고의 수업도 좋지만 강북까지의 통학시간을 허비하며 특목고를 다니는 것보다 가까운 일반고를 다니며 학원을 하나 더 다니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가까운 곳에 좋은 학원들이 밀집해 있다면 굳이 특목고를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주변에 제대로 된 학원이 많지 않다면 특목고를 고집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자기주도학습이라는 용어가 유행하며 학원을 다니지 않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학원을 다니면 부정행위라도 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가 조성될 때가 종종 있는데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고 자랑스러울 것도 없고, 학원을 다닌다고 부끄러울 것도 없습니다. 학원을 다니는 것과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것은 각각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택하면 되는 것이겠지요. 초등학생이나 일반고를 지망하는 중학생들의 경우는 무리를 해서라도 공부법을 바꿔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지만, 특목고를 지망하는 중학생이나 대입에서 내신위주의 전형을 노리고 있는 고등학생이 공부법을 바꾼다라는 것은 너무 큰 모험입니다. 단 한 번의 흔들림(하락한 내신성적)만으로도 지망하는 학교와 영영 멀어질 수도 있거든요.

따라서 특목고냐 일반고냐를 선택하실 때에는 '학원'이라는 요소도 꼭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