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특목고 입시는 학교의 유형을 가릴 것 없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특목고가 사교육비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다양한 특목고 억제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특목고에 대한 인기가 전반적으로 줄어들은 것은 물론이고, 특목고의 수 자체도 늘어나다보니 학생들의 분산효과가 발생하여 유형에 관계 없이 특목고들의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이지요. 이 외에도 특목고들이 단기간에 해결하기 힘든 다양한 악재들이 겹쳐서 발생했고요.

그렇다보니 특목고 입시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중등 사교육 업체들의 매출이 급감하며 문을 닫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교육 업체들이 그 어느 때 보다 더 격한 홍보전략을 수립하고 있고요. 예전에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현실을 왜곡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생존을 위해서 더 격렬하게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그렇다고 모든 사교육업체들이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교육보다도 더 깨끗한 사교육업체도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곳들은 대부분 돈을 잘 벌지 못하는 영세한 업체이라는 것이지요. 스홀 처럼요. T_T)

최근 특목고 입시를 주로 다루는 사교육 업체들이 가장 많이 하고 다니는 이야기가 바로 서울대 수시 전형 확대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울대에서 수시전형을 확대하면 특기자 전형 선발인원이 늘어나기 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해지니까 아이들을 꼭 특목고에 보내야 한다는 것이요. 일반고에 보내는 것은 부모가 교육비 좀 아껴보겠다고 아이를 몹쓸 곳에 내던지는 것과 다름없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라는 겁주기와 함께요.

그런데 위의 내용이 정말 사실일까요?

강쌤이 이미 위 내용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을 폭로한 것 처럼 위 내용은 전형적인 아전인수에 불과합니다.
연관글 : [고입칼럼] 서울대 수시전형 선발인원 확대가 특목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 클릭! )

위 내용이 얼마나 아전인수인가는 올해(2012학년도) 서울대 수시합격 발표 결과를 보면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 학교유형별 2012학년도 서울대 수시합격자 인원 및 비율 >

위 도표는 정원 내 선발인원(지역균형선발전형 + 특기자전형)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로, 정원 내 선발인원이 2011학년도 대비 2012학년도에 총 37명이 감소하였는데, 그 감소 폭은 모두 특목고(외고 41명 감소, 과학고 7명 감소, 일반고 11명 증가)에서 소화되었습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는 선발인원 667명이 모두 일반고에서 선발되고, 특목고 학생들은 특기자전형을 통해서만 합격함.)

서울대에서 수시전형 선발인원을 80%로 확대하겠다라는 것은 2013학년도 입시의 내용이다보니 2012학년도 입시결과를 가지고 2013학년도에도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서울대에서 특목고 학생들을 많이 선발하고 싶어한다 라는 이야기나, 특목고 학생들이 서울대 진학에 유리할 것이다 라는 사교육 업체들의 이야기를 무조건 믿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서울대에서 선발하고 싶은 학생은 우수한 학생이지 특목고 학생이 아닙니다. 특목고에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선발되어 있다보니 학생들의 개인적인 입시 경쟁력이 강하기 때문에 명문대 합격실적이 높은 것일 뿐, 서울대 등 명문대에서 특목고라는 유형의 학교 학생들을 더 많이 선발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어느 학교 학생이냐 보다 얼마나 우수한 학생인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것이지요.

솔직히 이야기해서 저 역시도 대입전형 과정에서 출신학교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라는 이야기가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고는 생각합니다. 특히, 사립대학들에서는요. 그러나 출신학교가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대입은 개인별로 치르는 개인전이지, 학교별로 치르는 단체전이 아니니까요.

따라서, 대입을 염두에 둔 고교 선택(입학 뿐 아니라 전학까지 포함) 시에는 학교의 명성이나 대입실적 등에 연연하기 보다는 우리 아이의 성향을 먼저 살펴보며 우리 아이와 궁합이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비록 서울대에 단 한 명의 합격생 밖에 배출하지 못 할지라도 그 한 명이 우리 아이라면 그 학교가 우리에게는 가장 좋은 학교가 될 테니까요. 따라서 고등학교 선택은 항상 우리 아이에게 맞춰서 주관적으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추신. 고등학교 선택 시 우리 아이에게 맞춰서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냐고요? 아이들이 방에서 국/영/수를 공부할 때 거실에서 TV나 신문을 보지 마시고 학교 홈페이지나 스터디홀릭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시며 학교별 입학요강 및 입학정보 등을 열심히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 학교를 골라보는 선구안이 저절로 떠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을 위해 함께 공부하고 노력해주는 부모의 모습에 아이들도 감사해하며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용장 밑에 약졸 없다고, 노력하는 부모 밑에 게으른 아이는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소리치기 이전에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어떠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아이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