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교 입시가 다가오면서 전국의 학생 및 학부모님들로 부터 고교 선택과 관련한 질문을 참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의 대부분이 어떤 고등학교를 가는 것이 대학에 유리한가요?라는 식이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요소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요소는 바로 학교와 학생간의 궁합입니다. 남녀간에도 궁합이 맞아야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것 처럼, 학생도 학교와 궁합이 맞아야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겠지요. 즉, 아무리 좋은 학교라고 할지라도 우리 아이와 궁합이 맞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라는 이야기 입니다.

전국의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특목고에만 진학하면 누구나 서울대, 연/고대에 진학할 수 있다라거나 특목고에도 못 들어간 아이는 이미 낙오자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아서 강쌤이 상담하다말고 깜짝 깜짝 놀랄 때가 1~2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실제로 특목고 학생들 중에서도 서울대나 연고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생각만큼 높지 못 합니다. 재수하지 않고 현역으로 졸업생 중 1/3 이상을 서울대나 연/고대에 합격시킬 수 있는 학교는 전국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고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저 정도 아이들을 뽑아놓고 저 정도 밖에 못 보내나? 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특목고의 교육방식이나 교육환경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목고는 분명히 우수한 교육환경과 교육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 학교이니까요.

그렇다면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학생과 학교와의 궁합이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0인 10색이라는 말 처럼 아이들마다 성향이 모두 다르다 보니 대입전략이나 교육방식도 아이들마다 모두 달라야 하는데 학교가 학생들에게 일일이 맞춰줄 수가 없는 것이지요. (학교에서 모든 것을 다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도 적지 않으신데 그것은 부모의 욕심일 뿐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입시전문 연구원들을 수십 명씩 고용하여 전업으로 입시만 연구하는 사교육 기관들 조차도 모든 학생들에게 맞춰준다는 것이 불가능한데, 수업에 담임에 각종 잡무까지 처리하며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입시지도를 해야하는 현직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요구에 모두 맞춰준다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가 우리 아이에게 맞춰주기를 바라며 투정을 부리기 보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옷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맞는 옷을 고르는 것 처럼요.)

또한 특목고의 경우는 내신관리가 워낙 어렵다보니 어렵사리 합격을 한다고 해도 그 안에서 버텨낸다라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속 된 말로 문 닫고 들어가서 바닥 깔아준다라는 아이들이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이지요. 조금 심한 말로 부모나 학생의 헛된 욕심이나 허영심으로 무리하게 특목고에 입학했다가 다른 아이들 명문대 보내주는데 들러리 서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에는 대입실적이나 주위 평판, 엄마의 자존심 등을 떠나서 무조건 학교와 우리아이의 궁합부터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비록 대입실적이나 평판은 조금 부족할지라도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육과정과 대학진학지도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우리 아이 역시 해당 학교에 진학한 후에 잘 버텨낼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테니까요.

대입을 염두에 두고 고등학교를 고민 중인 부모님이시라면 서울대에 남의 집 아이들만 수십명씩 합격시키는 학교에 보낼 것인지? 서울대에 단 한 명 밖에 합격시키지 못하지만 우리 아이 한 명을 합격시키는 학교에 보낼 것인지?를 곰곰히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교육은 항상 우리 아이를 중심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추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말을 잘 아실 것입니다. 입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입시와 관련된 규정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내용들입니다. 그러니 그 내용을 얼마나 유리하게 활용할 것인가는 본인의 노력에 달린 것이겠지요. 입시가 다양해져서 복잡해졌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역으로 입시가 다양해져서 그만큼 기회가 늘어났다고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우리 아이가 갖게된, 찰떡궁합의 배필(학교)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부모의 게으름으로 놓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