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입시와 관련하여 캉쌤이 수없이 강조하는 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외고는 영어보다 수학을 더 잘 하는 학생이 진학해야 하는 학교다'라는 것입니다.

외고는 외국어 인재 양성을 위해서 설립/지정한 학교인데 외고에 영어보다 수학을 더 잘 하는 학생이 진학해야 한다니 얼핏 이해가 잘 안 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외고의 선발방식을 봐도 영어내신만을 반영하고 있기에 수학을 아무리 못 해도 외고 합격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요.

네. 물론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외고의 설립 취지만을 놓고 본다면 외고는 수학 보다 영어를 더 잘 하는 학생이 진학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외고의 진학 목적이 명문대 진학을 위한 좋은 발판을 마련이라면 외고에는 영어보다 수학을 더 잘 하는 학생이 진학하는 것이 대입에 훨씬 유리하지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외고 학생들 중 영어를 못하는 학생이 있을까?

- 외고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영어과목에 있어서는 자신감이 넘치는 학생들입니다. 외고 입학 전에 이미 수능 외국어영역 만점 수준을 만들어 놓는 학생들이 넘쳐날 정도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외고 학생들 사이에서의 내신 및 수능 경쟁은 영어가 아니라 수학에서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는 영어로 가지만 대학은 수학으로 간다'라는 말까지 있는 것이지요.

2. 외고의 수학수업은 일반고보다도 훨씬 적다.

- 고교 유형별 국/영/수 교과 이수 단위 (예)

- 위 표는 고교 유형별 국/영/수 교과 이수 단위의 예시입니다. 학교별로 학교장 재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위의 예시와 유사한 수준으로 교과과정이 짜여지는데, 위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외고의 경우 수학 수업의 단위수가 일반고보다 크게 적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과의 경우는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요.

- 참고로 1단위란 50분 수업을 기준으로 17회 수업을 하는 양을 의미합니다. 한 학기가 보통 17주 이상이므로 주당 1시간 수업을 할 경우 1단위를 이수한 것이 되지요. 주당 34시간(교과 30시간 + 창의적체험활동 4시간)이상 수업을 하므로 한 학기에 34단위를 이수하는 것이 되고, 고교 3년간 6학기 동안 204단위 이상을 이수하게 되는데 204단위가 고교 졸업에 필요한 최소 이수단위입니다.

- 외고의 경우 특수목적고라는 고교 유형 특성상 전문교과라는 과정으로 상기 표에 적혀있는 영어 10단위 이외에 영어 및 전공 외국어를 80단위 이상 이수해야 됩니다. 즉, 국어와 수학을 합친 시간의 2배 정도를 외국어 수업에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외고는 일반고보다도 국어와 수학의 수업시간이 절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외고는 학생들의 학습 성향 및 학교의 교과과정 특성 상 일반고보다 수학 수업이 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입차원에서 외고는 영어보다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외고에서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외고입시에서 입학시험을 보던 시절에는 입학시험 중 수학시험의 영향력을 가장 높게 책정했을 뿐 아니라, 내신반영도 수학과목에 높은 가중치를 반영하며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영어의 경우는 수업시간이 워낙 많기 때문에 누구든 외고의 수업을 정상적으로 이수하면 수능 외국어 영역의 최상위 등급을 받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수학의 경우는 외고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애초부터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을 선발하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현재는 외고입시에서 입학시험 및 수학내신 반영이 금지된 상황이기에 외고들이 이 점에 대해 크게 불만을 갖고 있으며, 신입생들의 수학실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학교별로 학생들의 성향 및 학교의 교과과정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막연히 대입실적이 좋은 학교를 선택하는 것 보다, 자신의 교과별 강/약점을 잘 파악하여 본인과 궁합이 잘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대입에서 훨씬 유리하므로 고교 선택시 해당 학교 학생들의 학습성형 및 교과과정을 면밀히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입시는 전략입니다!

'고등학교는 영어로 가고, 대학은 수학으로 가며, 최상위권의 경쟁은 국어에서 결정된다'라는 입시명언을 잊지 말아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