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선행학습을 하는 아이보다 안 하는 아이를 찾기가 더 힘들 정도로 선행학습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선행학습이 최상위권 학생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요즘은 등수를 가릴 것 없이 대다수의 학생들이 선행학습에 뛰어들고 있고요.

그런데 중위권 이하의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하겠다며 선배들의 교재를 들고 다니는 것을 보면 가슴이 참 답답해져옵니다. 저 학생은 엄마의 잘못된 욕심으로 인해서 앞으로도 공부를 쭉 못 할 뿐 아니라, 공부를 매우 싫어하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지요.

중위권 이하의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를 보면 학생이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강요에 의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이는 제 학년 공부도 따라가기 벅차 죽겠는데 조급해진 엄마가 진도를 앞서 나가는 것이지요.

그러한 엄마들의 머리 속에는 이런 생각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행하면 우등생, 복습하면 열등생.

옆 집 아이들은 3~4학기씩 선행을 하면서 선배들의 교재를 손에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집 아이가 제 학년 교재나 1~2학기 낮은 교재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납득을 못 하는 것이지요. 혹시 주위 사람들이 보면 어떻게 하나라는 창피한 생각도 들고요.

혹시 우리 스홀 가족 여러분들은 아이가 공부를 못 하면 창피하신가요? 공부를 못 하는 것이 자랑도 아니니 아이의 성적이 부족한 것이 충분히 창피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우리 아이가 공부를 못 하는 까닭이 나의 잘못된 학습지도 때문일 수도 있다라는 것을요.

당장 눈 앞의 성적에 일희일비하며 조급해하지 마시고 기본을 쌓는 일에 조금 더 신경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 모가 빨리 자라지 않는 것 같다고 해서 모를 위로 잡아당겨서는 안 되는 것이잖아요. 그 어떤 악의도 없이 단지 모가 조금 더 빨리자라기를 위하는 마음에 위로 잡아당겨준 것이지만 그러한 행동이 모를 말라죽게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것은 결코 모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 나의 욕심일 뿐이겠지요.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가장 크게 웃는다고 합니다. 마지막에 크게 웃을 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를 조금만 가져보시지요. 복습을 한다고 해서 절대로 열등생도 아니고,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니까요. 엄마가 자녀를 부끄러워하면 자녀는 마음을 둘 곳이 그 어디에도 없어집니다.

추신 1. 전교권의 학생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선행학습보다 복습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학교 내신관리를 위해서는 선행보다 복습이 훨씬 효과가 크고요. 선행학습보다 복습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겉모습 보다 실속이 더 중요한 것이니까요.

추신 2. 잘못된 방향으로 달리느니 아예 달리지 않는 것이 뒷수습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방향을 잘 모르겠을 때는 달리는 것을 멈추고 잠시 쉬어가며 생각을 가다듬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