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표 짜는 책보고 3개월 따라하다 포기했어요.

수험생들을 만나다 보면 계획을 짜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계획을 잘 짜는 것이 강조되다 보니 계획 짜는 법을 전문적으로 소개한 책도 있고 몇몇 수험생들은 자기주도 학습관 같은데서 계획 및 시간 관리하는 법까지 배운다.

상위권 수험생들 보다는 중위권 수험생들이 성적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거의 목숨 걸고 계획을 짜는데, “계획을 잘 짜면 공부가 저절로 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그렇데 계획을 잘 짜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아무리 잘 짜인 계획이라고 하더라도 며칠 실행하다 말면 말짱 헛일이다. 대부분 수험생들은 자기가 무엇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실천하다 보면 방향을 잘 찾아 갈수도 있다.

그런데 왜 계획을 짜야 하는 것일까 ?

그것은 단기적으로 하루하루 실천하다 보면 연속성도 없고 실천에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느끼고 하나하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적어보는것이 계획의 시작이다.

공부를 잘하는 수험생들이 태어날 때부터 공부법을 터득해서 계획을 잘 짤까 ?

아니다. 공부를 잘하는 수험생들은 공부를 하다 보니 “급하고 중요한것, 급하지만 덜 중요한것,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것,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것 ”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 둘씩 구체화 하여 목록을 적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그것이 모여서 일일 계획이 되고, 좀 더 길게 짜다 보니 주간계획, 월간계획, 1년 계획, 인생계획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수험생들의 계획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많은 수험생들이 의욕에 차서 계획을 짜고 실행을 하지만 며칠 못가서 포기하다가 시험이나 친구들에게 자극받고 다시 계획을 짜기를 반복하며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계획에 실패하는 수험생들 보면 몇 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 너무 의욕만 앞서 그동안 학습 습관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계획을 짠다.

평소에 11시면 눈 비비고 졸던 수험생이 갑자기 2시에 잔다고 제대로 공부가 될까 ? 십중팔구는 며칠 하지도 못하고 포기 하고 만다. 제대로 공부하는 것은 무리하지 않는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면서 부족했던 개념들을 깨우쳐 나가는 것이다.

☞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계획을 짠다.

계획은 자기 자신을 위한 계획이 되어야 한다. 남에게 멋있게 보이고 공부시간을 많게 계획을 짰다고 해도, 자기 자신과 맞지 않으면 결국 포기하게 된다.

☞ 계획을 짰다고 공부가 잘 나온다고 착각한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 하더라도 실천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계획을 짰으면 제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집중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

☞ 계획을 짜고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한다.

계획을 짜고서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안 나오면 계획을 바꾼다. 그런데 모의고사는 수능을 위한 테스트 일뿐이다. 성적이 안 나온다고 그동안 진행되던 계획을 바꾸기 보다는 자신을 믿고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계획의 달성에 너무 엄격해서 계획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계획했던 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계획이 실패했다고 믿는다. 그런데 평소에 1시간도 공부하지 않던 수험생이 갑자기 5시간 정도 공부하는 계획을 잡고 1시간 정도 책상에 앉아 있었다고 보았을 때 이것이 실패일까 ?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대단한 성과이다. 계획이 의도하던 대로 실행이 되지 않은 것은 계획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계획이 일부분만 성공한 것이다. 어째서 계획이 제대로 지킬 수 없는지 반성하고 잘 지킬 수 있도록 계획을 바꾸어 주면 된다.

계획을 짜려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할 때도 안 된 부분 보다는 실천한 부분에 집중하고 반성하다 보면, 자신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약한 부분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는 지도 알게 된다.

계획의 가장 큰 장점은 계획이 달성되었을 때 강한 성취감을 주고, 그러한 성취감은 공부를 해야 하는 동기부여뿐만 아니라 더 많은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