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범위 내신 시험의 등장

시험 범위에 있어서도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차이가 있다. 중학교 때는 사실상 전 범위를 다루는 내신 시험이 없다. 진도를 나눠서 시험을 본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2학년 말이나 3학년 초부터 벌써 전범위로 시험을 보기 시작한다. 여기서 많은 학생들이 혼란에 빠진다. 시험 범위에 맞춰 그때그때 공부하던 습관을 전 범위 시험에 맞게 바꾸려니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전 범위 시험과 범위를 잘라서 보는 시험이 별 차이 아닌 것 같지만 사실 공부하는데 굉장히 많은 차이를 가져온다. 중학교 때처럼 끊어서 시험을 보면 하루살이식 공부가 먹힌다. 즉,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식의 공부가 통한다는 뜻이다. 그때그때 배운 내용을 끊어서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이해 없이 외워도 시험 문제를 충분히 맞출 수 있다. 또 범위가 한정되어 있는 시험은 문제를 변형하려고 해도 어차피 어떤 내용에 관한 문제인지 뻔하기 때문에 풀 때 고민할 필요가 별로 없다. 그러나 전 범위를 다루는 시험은 어느 부분에서 어떤 문제가 나올지 알 수 없고,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쉽사리 맞추기 힘든 문제가 출제된다. 또 전 범위를 몽땅 공부해서 외울 수도 없기 때문에 공부를 포기할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결국 하루살이식 공부로는 절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내용을 정리하고 필요한 자료를 모아 자신만의 서브노트나 단권화 교재를 만들어야 한다. 자세한 방법은 뒷장에서 다루기로 한다.

전 범위 수학능력시험의 존재

수학능력시험은 고등학교 때 배우는 내용 전체를 기반으로 출제되는 대학 입학 자격시험이다. 이런 사실 역시 중학교식 공부와의 차별화를 요구한다. 중학교 때는 이런 종류의 입학시험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공부한 내용을 특별히 잘 정리해두지 않아도 나중에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는 공부한 내용을 잘 정리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서에 단권화 잘하고,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 잘 정리하고, 서브노트나 프린트물을 잘 정리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3이 되어 새로 싹 다시 공부해야 하는 수가 있다. 고3때 싹 새로 공부하는 괴로움 안 느껴본 사람은 모를거다. 해보면 장난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아무렇게나 필기하고 정리해두지 않고서는 나중에 다시 찾아볼 때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까먹은 내용을 다시 이해할 때도 잘 내용정리를 해두면 금새 이해할 수 있지만 안 그러면 많은 시간이 든다.

또 수학능력시험이 있는 고등학교 공부와 그렇지 않은 중학교 공부는 학생 입장에서 긴장도 측면에서도 많이 다르다. 중학교 때는 별 긴장 없이 공부할 수 있다. 그러나 최종관문이 있는 고등학교 공부는 시작부터 대박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고등학교 1학년이 중요한 것도 이런 긴장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고등학교 공부에 적응하기 위한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초로 성실성을 다투는 내신 시험과 달리 수능시험은 깊은 사고력과 응용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중학교 때 내신 시험에만 길들여져 있다가 수능 시험에 맞게 공격력과 방어력 업그레이드를 못 하면 중학교 우등생에 머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