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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칼럼] 이과반이 잘 되어 있는 외고는 어느 학교인가요?
2011-10-27 오후 10:01:57 | 조회 : 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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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매년 전국의 수많은 학부모님들을 상담하다보면 의외로 많이 받게 되는 질문 중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습니다.
이과반이 잘 되어 있는 외고는 어느 학교인가요?
자녀를 의대나 치대, 한의대 등 의학계열로 진학시키고 싶지만 아이의 성적이 전국구 자율형사립고나 과학고에 지원하기에는 다소 부족하여 외고로 보내볼까 라고 고민하시는 부모님들이 주로 물어보시는 질문이지요.
일부 외고의 대학합격실적에 의치한 등 의학계열은 물론이고 각종 이과 대학 합격실적들이 있다보니 외고가 이과도 준비를 잘 시켜준다고 오해를 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사실 불과 2~3년 전까지만해도 그랬던 면이 없지 않습니다. 말만 외국어고일 뿐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취지 보다는 대학진학에 더 열을 올리던 시기가 있었지요. 고등학교를 대학진학을 위한 발판으로만 여기는 우리나라의 교육분위기상 외고에서도 대입실적에 열을 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학부모의 요구가 온통 그쪽으로만 향하니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학교가 자생하기 힘드니까요.
그래서 외고들은 이과 성향 학생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이과가 명문대 진학이 조금 더 수월하다 보니 이과 성향의 학생들을 많이 뽑아놓고 이과반 수업을 많이 시키면 학교의 대입실적을 올리는데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대입실적이 잘 나오면 우수한 신입생 모집이 수월해져서 대입실적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라는 장점도 있고요.
그런 이유로 불과 몇 2~3년 전 까지만 해도 전국의 외고들은 외고라는 학교 특성에 어울리지 않게 입학시험에서 수학시험을 보고, 내신성적 반영 시에도 수학에 가중치를 두어가며 수학을 잘 하는 이과 성향 학생들을 뽑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중학교 수학/과학의 최고수들인 과학고 지망생들을 자신의 학교로 끌어오기 위해 노력했던 외고들도 적지 않았고, 합격의 당락도 수학실력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지요. 즉, 2~3년 전까지 외고에는 과학고나 자립형사립고(현재는 자율형사립고로 전환됨) 못지 않은 수학/과학의 고수 학생들이 많이 입학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외고에서도 의치한은 물론이고 이과 계열 명문대 합격생을 상당히 많이 배출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현재는 교과부와 교육청에서 외고의 대입학원화를 막겠다며 외고입시에서 수학시험을 완전히 금지시킨 것은 물론이고, 내신성적 반영 시에도 수학과목은 반영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외고에서의 이과반 운영까지도 철저히 금지시킨 상태입니다.
즉, 지금 외고들의 이과 대학 진학실적은 예전에 이과 식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이과 수업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실적일 뿐 앞으로는 그러한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는 것입니다.
그래도 외고에서 이과 공부를 할 수 있지 않냐고요?
네. 물론 학생이 원할 경우 교차지원을 통해서 문과계열인 외고에서도 이과 계열로 대학 진학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학교에서도 이런 학생들을 위하여 방과후 수업을 통해서 이과 수업을 일정부분 지원하고 있고요.
그러나 현재 외고에서의 이과학생 지원은 과거의 지원 폭과 완전히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에는 몇 몇 사립외고들이 교육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대입실적을 위하여 정규 클래스로 이과반을 운영하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모두 금지된 상황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보충수업을 통해서만 이과 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외고에서 이과 준비를 할 수는 있지만 외고라는 태생적 한계 및 교과부/교육청의 규제로 인하여 이과 지망생들을 위한 지원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외고의 특성인 엄청난 양의 외국어와 영어 수업 등을 감당하면서 학생 개인이 스스로의 엄청난 노력을 통해서 이과 학습을 직접 해야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라는 것이지요. (정규수업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외고의 수학수업 시간은 일반고 문과와 비슷하거나 약간 적은 수준이고, 일반고 이과의 절반 수준입니다. 과학고나 과학중점학교와 비교하면 1/3수준이고요.)
따라서 자녀가 이과계열 진학을 희망한다면 외고 진학에 대한 계획을 보류해보시기 바랍니다. 외고에 진학한다고 이과계열 진학이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과 진학을 위해서는 엄청난 비효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비효율을 감수해가며 외고에 진학할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그 보다는 정상적으로 이과 준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일반고나 자율형사립고 등으로 진학하는 것이 대학입시차원에서 훨씬 효과적이므로 효율이라는 것을 잘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추신 1. 고등학교의 대입실적을 분석을 통해 해당 학교의 특성을 파악하며 아이의 지망학교를 선택한다 라는 것은 상당히 훌륭한 학교 선택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꼭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대입실적을 보실 때 해당 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선발되고 어떤 내용으로 교육받은 학생들인지도 보셔야 한다라는 것이지요. 그 학생들과 우리 아이는 다른 방식으로 선발되고 다른 내용으로 교육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선발방식과 교육내용이 다르다면 동일한 결과를 기대해서는 안되겠지요.
추신 2. 아이를 꼭 의치한 쪽으로 진학시키고 싶은데 일반고에 가면 학습분위기가 안 좋다보니 아이가 공부를 안 해서 의치한 진학이 어렵지 않겠냐고요? 과연 그럴까요? 자신 있게 장담하건데 의치한 급의 아이들은 일반고가 아니라 지옥에 데려다놔도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의치한에 합격할 것입니다! 의치한은 타고난 학업능력이 다른 아이들입니다. 일반고에 보내놨다고 해서 의치한에 합격하지 못할 아이들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의치한에 합격할만한 아이는 그 어느 학교에 보내놔도 의치한에 합격하고, 그렇지 못할 아이는 외고가 아니라 그 어느 학교에 데려다놔도 의치한에는 합격하기 어렵습니다. 의치한은 좋은 학교를 다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좋은 머리를 타고 났느냐의 문제거든요. 고민의 수준이 다른 것이지요. (입시지도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말 중에 서울대 학생 10명 중 7명은 타고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씁슬한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다년간 아이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알게되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인 것이지요.)
추신 3. 요즘은 일반고에도 왠만한 학교에는 학교에서 합숙을 시켜가며 특별관리를 받는 속칭 서울대반이 존재합니다. 그 안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명문대 진학은 외고보다 훨씬 수월하게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능력이 충분히 배양된 아이라면 특목고 보다 일반고가 대학진학에 몇 배는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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