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에 아들램이 지원한 경제동아리 면접이 있었습니다.

그 동아리는 아들램이 입학 전부터 만일 지금 학교에 배정되면 가입하겠다고

미리 찜해놨던 동아리입니다.

면접 전날 예상질문도 만들어보고 인터넷으로 자료 검색도 해보면서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면접을 보런 간 아들램.

제 생각에 넉넉잡아 두어시간이면 충분하겠거니 했는데

고등학교 동아리 면접을 너무 얕봤었나 봅니다.

제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도 못 먹여 보냈는데

세시간이 넘도록 오지는 않고

동아리에서 발간한 경제신문 가져다 줘라,

마르크스 자본론 검색해서 문자로 보내달라는

심부름만 시키는 아들램.

1시가 다 되어서 왔는데 동아리면접이었는데도 엄청 떨렸다고 합니다.

3명씩 10개조로 면접을 봤는데 한조에 20~30분 정도 걸렸다고 하면서

자기는 9조여서 늦게 끝났답니다.

2학년 선배 5명이 면접위원인데 시크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선배들한테

얘기하려니 처음엔 많이 떨렸는데 두번째 질문부터는 좀 안정이 되었고,

그나마 웃어주는 선배가 한명 있어서 그 선배만이 살 길이다 싶어

웃어주는 선배만 열심히 쳐다보며 얘기했다고 합니다.

면접내용을 들어보니 

1. 동아리에 들어오고 싶은 이유에 대해 얘기해 봐라.

2. 동아리에서 발행한 경제신문을 봤다는데 어떤 기사가 가장 기억에 남느냐.

3. 장래희망이 ㅇㅇㅇ인데 우리 동아리는 경제,경영학과를 목표로 하는 아이들이 주로 온다.

   왜 우리 동아리에 들어오려고 하느냐,  진로에 안맞지 않느냐.

4. 작년과 올해 경제관련 이슈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을 한가지 말해보라.

5. 사형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형제도에 관해서는 같은 조 아이들이 윤리적인 문제를 들어서

모두 반대의견을 피력하기에 자기는 좀 튀어보려고 찬성이라고 했는데

회장이 계속 질문을 해서 근거를 대느라고 애를 좀 먹었나 봅니다.

찬성이라고 했으면 법의 기본기능인 사회질서 유지에 근거를 두고

얘기하지 그랬냐고 하니 떨려서 그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았답니다.

비슷하게는 얘기했는데 괜히 찬성이라고 얘기한거 같다고 하더니

이왕 끝난 면접인데 할 수 없죠, 뭐 합니다.(이 녀석 점점 쿨해집니다.)

인상깊은 경제관련 이슈에서는 시퀘스터 얘기를 하면서 시퀘스터의 정의를 설명하고

예산자동삭감시 국방비, 복지비 순서로 삭감되는데 이 경우 우리나라는

주한미군의 주둔비 관련 문제가 불거질수 있다고 파급효과까지 답을 했다면서

나름 뿌듯해 합니다.

자기가 씨퀘스터 얘기를 하니 면접 보는 내내 선배들이 쳐다도 보지 않고 질문했었는데

다섯명이 일제히 고개를 들어서 자기를 봤다고 나름 뿌듯해 합니다.

면접 접수할 때  접수받는 선배가 "니가 ㅇㅇㅇ이냐?" 하고 물어보는게

왠지 예감이 좋았다고 하기에 동아리지원서 엄청 공들여 쓰더니 그래서 그랬나보다 했습니다.

(동아리지원서가 대학교 자소서 수준이어서 정말 열심히 쓰고 다듬고 했거든요)

원래 일요일에 합격 발표 예정이었는데 밤 12시에 합격통보문자가 왔습니다.

서류심사 빼고 면접만 4: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고 엄청 좋아합니다.

사실 지금은 웬만한 동아리는 이미 면접을 마쳤기 때문에 떨어지면 갈 곳이 없는

상황이어서 은근히 걱정 많이 했었나 봅니다.

아들램 왈

"동아리 면접도 이렇게 떨리는데 대학면접은 정말 떨리겠어요.

 인생이 걸린 면접이니..."

합니다.

아들램한테 고등학교 3년 동안 간의 크기를 화~~악 키워서

대학면접 때는 떨지 말라고 했더니

그래 본다고 합니다. (그런다고 진짜 떨지 않을리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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