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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6살 떼쟁스키가 오늘 유치원에서 사고를 쳤네요. 7살 형이랑 싸움이 나서 상대방 코피를 터트렸거든요. T_T

왜 때렸냐고 물어보니 놀다가 7살 형들이랑 마찰이 생겼고 그 중 한 명이 싸우자며 떼쟁스키를 밀어서 넘어트렸다 하네요. 그래서 홧김에 주먹을 휘둘렀는데 그게 하필 코에 맞은 것이지요. T_T

어떤 이유에서든 주먹을 휘두른 것은 명백히 잘못한 일이고, 자기 아이가 먼저 공격했다고 할지라도 코피 나게 맞은 것은 불쾌한 일일 수 밖에 없기에 맞은 아이 엄마에게 곧장 전화를 걸어 납작 엎드려 사과를 드렸습니다. 떼쟁스키에게도 전화를 바꿔주며 사과하도록 시키고요. 그리고 집으로 찾아뵙고 정식으로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애들이 놀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굳이 집까지 찾아올 필요는 없다고 말씀해 주시더군요.

그래도 그냥 넘어가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일단 젓가락으로 손바닥 맞기, 손들고 벌서기, 경찰서에 데려가겠다고 겁주기 등으로 한 시간 동안 떼쟁스키의 눈물, 콧물을 쏙 빼놓은 후 사과편지를 쓰게(라고 쓰고 그리게) 했습니다. 내일 유치원에서 그 형을 만나면 편지를 주며 다시 한 번 사과하라고요. 그리고는 편지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것 같아 사과의 의미로 선물도 주자며 선물꺼리를 가져오라고 했더니 자신이 접은 종이비행기를 가져오네요. 엄청 잘 나른다면서요. ^^;;;

그런데 그건 아니다 싶어 뭔가 줄 것이 없나 집을 뒤져보니 예전에 생일선물로 받은 레고 상자 작은 것이 하나 있더군요. 그래서 이걸 주자고 했더니 떼쟁스키가 손바닥 맞을 때보다 더 큰소리로 울기 시작하네요. 울어도 어쩔 수 없다며 다른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는 선물을 주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위자료(?)에 대해 설명을 해줘도 6살 꼬맹이에게 그런 말이 통할리가 없을 뿐더러, 아끼느라 보관만 해놓은(심지어 동생이 만질까봐 책장 높은 곳에 올려놔 달라고 해놓고 본인도 눈으로만 구경한) 미개봉 장난감이 갑자기 사라지니 무척 슬픈가 보더라고요. 너무 애통하게 울기에 다시 돌려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히려 잘 됐다 싶기도 해서 그냥 눈 꽉 감고 떼쟁스키 보는 앞에서 포장을 해버렸습니다. 그러자 1시간 넘게 울다가 잠들었네요. T_T

손바닥 맞을 때보다 장난감을 빼앗길 때 더 크게 오래 우는 것을 보니 6살 꼬맹이에게 아끼는 장난감을 빼앗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떼쟁스키가 이번 일을 계기로 폭력을 사용하면 절대로 안 된다라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추신. 울다가 잠든 모습이 애처로워서 레고를 몇 개 사줄까 검색을 해보니 가격이 장난이 아니네요. 레고에 비하면 폴리나 뽀로로는 애교라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안 사주기도 뭐하고 그냥 중국제 짝퉁 레고나 알아봐야겠습니다. 장난감 가격이 장난이 아니네요. 혹시 집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는 레고가 있으신 분들은 캉쌤에게 투척해주세요.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