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지망생 모임

라고 물어보고 싶으신 분들이 지금 이 글을 클릭하셨겠죠!!

움화하하하핫

지난 번에 약속드린 대로...

대원외고에서의 생활을 '견뎌'내면서

무엇이 얼만큼 힘든지를 설명드리려고 해요.

 

[오늘은 좀 길어요. 좀 많이. 그런데 지난 번 글보다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대원 생활 자체가 얼마나 힘드냐면- 뭐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났을 때...

"내가 이 학교를 그래도 2년이나 참고 다녔는데

억울해서라도 1년 더 참고 졸업장 따낸다."

라는 마음이 컸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포기하고 전학가기에는 너무 억울했었죠ㅋㅋㅋ

 

아 물론 진지하게 전학가려고 한건 아니었고

힘들다보니까...그냥 습관적으로 저런 말을 해요. 친구들끼리.

1, 2학년 다니면서 매 정기고사 끝날 때마다 애들은

"나랑 옥상에서 뛰어내릴 사람?!?"

"나 아무래도 일반고로 전학가야 겠다."

라는 말을 농담처럼 자주 했었죠.

 

아무튼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니까- 어서 본론으로 가죠.

 

 

1.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나'

 

여러분이 현재 다니는 중학교에서 그러하듯이

저도 중학교 때는 기 좀 펴고 사는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대회있을 때마다 선생님께서 나가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하고~

성적 나왔을 때 나보다 못 나온애들 자극할까봐 입 다물고 있고~

선생님께서 수업 중에 하시는 질문에 대답 척척하고~

그랬죠. 그랬어요.

 

그런데...놀랍고도 슬픈 것은

대원에 와서는 저 모든 것들이 '전교생'수준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참 견디기가 힘들었어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이미 대다수의 학생들이 알고

더 이상 나는 특출난 학생이 아닌...평범한 인간이 되는 그 과정은

뭐랄까 솔직한 심정으로 비참하기까지 했습니다.

'내가 이 정도였나...내 수준은 대단한 게 아니구나...'

 

사실 저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더 이상 열등감을 느끼지 않기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2학년이 되어서도 꽤나 자주 열등감이 찾아왔고

이제 제 나름의 진로를 찾은 3학년이 되어서야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미 후배님들께서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겠지만

특목고 지망생들은 잘난 인간들 틈바구니에 있어야 할 3년

에 대해서 매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학교의 명성, 자신의 실력 이런 것들이

열등감을 극복하게 해주는 동기는 절대 아닙니다.

어차피 학교 안에 있으면 다 같은 대원인인데

거기서 대원외고 다니는게, 공부 잘하는 게 무슨 자랑입니까?

 

저는 이 학교에서 고생하면서 너무 마음 의지할 곳이 없어서

안 믿던 종교도 가지게 되었고 (기독교입니다.)

정말 뿌리까지 겸손해졌습니다.

자신감,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공부가 가치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 진정으로 심어져야 열등감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 기말고사 수행평가

 

대원에서는 수행평가 반영 비율이 70%입니다.

그말인 즉슨 수행평가를 망치면 정기고사를 아무리 잘봐도

만회를 하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수행평가가 중요한데-

 

노력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변별력이 있어야 하다보니

수행평가에서 만족스런 점수를 얻으려면

정말 장난아닌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실 만점도 거의 안 나오는 실정이죠.

 

수행평가가 특히 힘든 과목은

영어 (10분 가량의 스피치, 토론, 에세이 등)

전공어 (3~4분가량의 스피치, 전공어 관련 과제)

외국어인데다가 보시는대로 발표하는 과제가 많아서

정말 눈물나게 힘들어요. 진짜 힘들어요.

저는 대원와서 수행평가 준비하면서 난생처음으로 밤을 새봤어요ㅋㅋㅋ

이 두 과목외에 다른 과목에서도 수행평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수행평가들은 대부분 한국어 발표 이거나

간단한 쪽지 시험이기 때문에 그런건 문제가 되지 않아요.

 

물론 지금 여러분이 중학교에서 치르는 수행평가가

대다수가 한국어수행이고 쪽지시험일테지만

대원에 오면 그런건 고민의 축에도 못 낀답니다.

그건 걱정할 시간이 아까워요. 그냥 하면 되는거니까.

사실 한국어발표는 전날 밤에도 후딱 해치울 수 있거든요.

(대원에 오면 그렇게 됩니다. 한국어 수행은 사실 축복이에요. 완전 편함)

한국어발표 걱정할 시간에 영어, 전공어를 더 준비해야죠.

 

외국어 발표 수행평가가 주는 부담감이 얼마나 크냐면

'다른 애들도 수준이 있는데 내가 못하면 너무 창피하다'

'다른 애들이 몇날 며칠 공들여 만든 발표에 비해 떨어지면 안된다'

'다들 점수에 욕심내고 있는데 뒤처지면 점수 확 떨어진다'

이런 고민들을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수행평가 하면 바로 만점 받고 그렇잖습니까.

그런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거죠. 여기에서는.

은근한 경쟁, 점수에 대한 욕심,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이런게 합쳐져서 정말 수행평가 날만되면 긴장감이 팽팽해요.

(그렇다고 서로 견제한다거나 하는건 아니고ㅋㅋㅋㅋ)

 

어느 정도의 깡이 평소에 있어야 이런 피곤한 싸움에서도

지치지않고 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3. 선배들의 전통을 따라서

 

1학년 때 OT를 가면 거의 세뇌를 당하고 옵니다.

"너희는 자랑스런 대원인이다."

"너희는 학교의 이름을 선배들의 업적을 잘 지켜나가야 한다."

뭐 이런 것들을 말이죠.

이런 것에 대해서 치열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워낙 자주 들어서 생각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게됩니다.

 

그런데~~~

대원 선배님들의 업적이 뭐 장난인가요?

1년에 S대 7,80명씩 가고, 사법연수원, 외무고시 등등

대강대강 살아서는 결코 쫓아갈 수 없는

그런 전통을 만들고 계시죠 선배님들께서는.

 

1학년 때는 사실 그렇게 크게 못 느꼈지만

3학년이 되니까 선배님들의 뒤를 따라야 한다는게

참 부담도 크고 그렇습니다.

저야 뭐 정상적인 대입에서 약간 비껴서 있지만

그래도 졸업하고 나서 학교의 이름에 먹칠 하는 사람이 될 수는 없으니...

부담도 있고 책임감도 느껴지고.

 

아무 노력없이 학교의 명성만 등에 업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춰야 하고

실력을 갖추려면 노력을 해야하죠.

단순하게 관념적으로만 이해하고 넘어갈 부분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그 이름이 평생을 함께 하는데...

 

진정한 노력없이 학교가, 선배들이 먼저 닦아놓은 길을

아주 편하게 그냥 지나간다면 그건 분명 문제가 있는거죠.

영광에 걸맞는 책임은 당연히 함께하는 것이니까요. 

대원을 지망하기 전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꼭 한 번쯤은 고려해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실 바로 이런 부분때문에 요행수로 학교에 합격하면 안됩니다.

여러분이 견디기 힘들거에요.

학교에서 원하는 수준에 자신이 빨리 도달하길 바라세요.

행운을 통해 붙기를 바랄 시간에 말입니다.

 

 

 

 

 

 

오늘 정말 너무 길었네요.

설명도 깔끔하지 못하고...

그래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대원지망생 파이팅ㅋ

중국어과 더 파이팅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