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고교입시백서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특목고 입시와 관련된 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학생 및 학부모님들이 외고를 갈 것이냐 과학고를 갈 것이냐로 몇 년동안 고민하다가 결국은 3학년에 올라와서야 학생의 성적을 보고 결국 과학고 가고 싶은데 성적이 모자라 외고가겠다라며 갑작스레 외고 입시에 대한 대책과 함께 그래도 미련을 못 버린 과학고로의 진학방법을 문의하시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과학고 진학에 대하여 진솔한 이야기를 한 번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과학고가 TV나 신문에 나오는 것처럼 정말 편하고 좋기만 학교인가?  

  가끔 TV나 신문 등을 보면 과학고 재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나와서 과학고의 우수한 교육환경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몇 일 후면 TV나 신문에서 본 과학고 학생들의 모습을 동경하여 무조건 과학고에 가겠다고 열을 올리는 학생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도 하고요. 나쁜 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하는 학생이 나름대로 목표를 가져본다는 것은 매우 훌륭하고 칭찬해 줄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과연 과학고가 TV나 신문에 나오며 아이들에게 심어준 꿈과 환상처럼 편하고 좋기만 한 학교인가라는 것입니다.

  우선 제가 직접 과학고를 나오지는 못했지만 저희 친형이 과학고를 나와서 2학년 때 카이스트를 입학을 했기에 제가 옆에서 봐온 저희 형의 모습이나 형의 증언(?)을 근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암튼 형의 증언에 따르면 과학고는 입학은 물론이거니와 학교 생활도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보통 TV나 신문 등에서 인터뷰 등을 할 때는 다들 어렵지 않다, 학교가 좋다라고들 이야기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으로 과학고의 교육환경이나 학교 시설이 일반 고교나 일반 중학교 시설과 비교하여 매우 우수한데다가 공부를 열심히 잘 하는 우수한 학생들로 이루어 진 집단에서 생활하다보니 일반 학교에서 많이 발생하는 왕따 나 수업방해 현상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공부하기에 환경이 좋다라는 것 뿐이지 실제 생활까지도 모든 것이 다 좋고 편하다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오히려 실제 생활에서 겪어야 하는 현실은 너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활을 해야 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저희 형 본인도 중학교 때 까지는 나름대로 공부 잘 한다는 소리 들으며 성적도 전교권에서 놀았었는데( 그러니 과학고 지망했겠지요 ) 막상 과학고에 입학해 보니 다들 그런 학생들로만 모아져있다보니 입학 후 첫 번째 본 중간고사 성적이 전교권은 둘째치고 반 등수로도 앞에서보다 뒤에서 세는 것이 훨씬 빨랐다고 하더군요. 그 때 매우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하고요. 그래서 집에 와서 울고불고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자기는 머리가 너무 나쁜 것 같다고... 그래서 다른 애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고... ( 과학고 들어간 사람이 본인 머리가 나쁘다고 하다니... 참고로 저희 형 아이큐 148입니다. 그런 사람이 자기가 머리 나쁘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환경이라니 저 같은 사람은 아예 죽어야겠네요. 참고로 모 과학고의 아이큐 평균이 150이 나온 해도 몇 해 있었다는군요. 도대체 어떤 아이들만 모아놓은 것인지..... -_-;; )

  암튼 그 때 받은 충격을 어떻게 어떻게 수습을 해 내고 그 다음에 정말 죽을 각오로 열심히 공부를 해서 과학고 내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받아 결국 2학년 때 카이스트에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카이스트에 합격하고 난 다음 첫 시험을 보고도 과학고 입학하고 중간고사 처음 봤을 때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었네요. 자기는 죽을 힘을 다해서 과학고에서 어떻게든 열심히 해서 2학년 때 카이스트에 왔는데 막상 와보니 다 자기랑 비슷한 학생들이었던 것이지요. 그렇다보니 성적이 잘 나올리가 만무했겠죠. 그래도 저희 형의 경우는 한 번 맘 먹으면 어떻게든 해내는 독한 성격인지라 카이스트에서도 독하게 맘 먹고 공부해서 결국에는 졸업평점 all A 를 받고 카이스트 대학원도 가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도 20대에 따서 최종적으로 28인가 29에 삼성전자에 과장급 연구원으로 특채로 뽑혀갔기는 했지만 암튼 그 과정에서 형에게 들은 스트레스와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일반 학생들 사이에서도 등수 올리려면 남보다 공부 더 열심히 해야한다라는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데 전교권에서 놀다온 학생들로만 모인 과학고나 그런 과학고 출신들이 즐비하게 모인 카이스트에서 버텨내려면 얼마나 힘들런지는 대략 상상이 가시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과학고는 입학하기도 쉽지 않지만 입학한 후에도 버텨내기가 쉽지 않은 곳입니다.

  기사나 책에 나온 인터뷰들을 보면 다들 쉬웠다. 교과서만으로 공부했다. 학교가 너무 좋다라는 식으로 다 좋은 이야기만 써 있는데 그 이유는 그렇게 써있어야 책이 잘 팔리고 기사가 유명해지니까 그런 것이지 실제적으로 과학고를 나온 학생들의 솔직한 증언을 들어보면 동내에서는 다들 천재라고 불릴 정도의 우수한 학생들 사이에서 뒤쳐지지 않기위해 공부해야할 공부의 양이나 학교등수를 유지하기 위한 중압감은 기사나 책에 나온 이야기들과는 하늘과 땅차이로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렇게 공부 잘한다고 과학고에 간 후에도 내신 때문이 아니라 학업진도 따라가기가 힘들다고 학업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서 자퇴를 하거나 일반 학교로 전학을 가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하니까요.

  기사나 책은 조금 과장해서 험하게 이야기하자면 잘 난 사람들이 자기 잘 난체 하기 위해 한 이야기모음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정말 그런 환경에서도 쉽게 쉽게 이겨나갈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천재들의 이야기이거나요. (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런 천재들의 경우가 일반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라고 보는 것은 무리겠지요. 우리는, 우리 아이들은 천재가 아니니까요. )


  과학고가 좋다고 하던데, 외고 입시 준비한 김에 과학고 시험이나 한 번 봐볼까?

  참! 그리고 과학고는 외고 준비하다가 막판에 시험 한 번 봐볼까 라고 생각하고 시험 봐도 될만큼 만만한 학교가 아닙니다. 과학고 들어갈 정도의 수재면 민사고 학생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단지, 이과쪽 성향이다보니 그리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민사고에 안 간 것 뿐이지 능력면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는 우수한 학생들이라는 것이 최근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 예전에는 민사고가 전액 장학금이었기 때문에 전국에서 최고라고 하는 정말 최고의 학생들이 지원을 했지만 최근은 장학금을 못 받는 학생이 훨씬 많기 때문에 경제적인 이유로 민사고의 꿈을 접고 과학고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최근 민사고의 학생수준이 단순히 학업성취도만으로 평가했을 때 예전에 비해 조금 떨어졌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 입니다. 아! 물론 민사고 국제반의 경우는 아직도 대한민국 최고라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앞의 이야기는 민사고 국내반의 이야기이고요. 그렇다고 절대 민사고 국내반을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고 국내반도 훌륭하지만, 과학고도 그만큼 훌륭하다라는 것 뿐입니다. )

  또한 외고의 경우도 지방 외고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경우 커트라인이 별로 높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서 공부 좀 한다라는 소리만 들어도 갈 수 있는 학교도 많지만 서울,경기 지역의 대원외고나 외대부속외고 등은 과학고 갈 만큼이나 열심히 해야 들어갈 수 있는 명문고입니다. 그러니 그런 학생들과 맞붙어 보시려면 공부 엄청 열심히 해야겠죠...

  아! 어쩌다 보니 횡설수설 길어졌는데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자면

  1. 과학고는 입학하는 것 만큼이나 입학 후에도 공부에 대한 중압감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학교이다.
  2. 과학고는 외고 준비하면서 준비를 병행해도 될 만큼 입학이 쉬운 학교가 아니다.
  3. 외고의 경우도 서울/경기권의 유명외고는 과학고 만큼이나 들어가기가 힘들다.

이상입니다.

  아! 마지막으로 사족 하나 더 붙이자면 과학고 가고 싶은데 성적이 안되서 외고 간다고 하면 외고생들에게 욕 엄청 먹습니다. 외고도 서울/경기권 외고는 만만한 학교 아닙니다. 그리고 과학고 입시와 외고 입시는 너무 틀리기 때문에 과학고 준비하다가 외고 간다던지 외고 준비하다가 과학고 간다던지 하는 형태로 공부를 했다가는 합격한다는 것이 정말 천재가 아니고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 일찌감치 어느 한 쪽 학교만을 목표로 잡으신 후에 그 쪽 학교만을 목표로 해서 최선을 다하시는 편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학고는 현실적으로 3학년 때 준비해서 입학하기에는 외고보다 몇 배 더 어려운 학교입니다. 


  과학고나 외고만 특목고인가? 자립형/자율형 사립고는 대안이 될 수 없는가?!

  그리고 이과쪽에 관심이 많아서 과학고를 지망하는 것이고, 과학고를 지망하다가 성적이 부족해 외고를 지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산고나 현대청운고 같은 자립형 사립고나 한일고 같은 자율형 명문고를 노려본 다음에 고2때 이과를 선택해서 대학을 이과쪽으로 진학해 보는 것도 어떨까 싶습니다. 상산고나 한일고 정도라면 어디 내놓아도 밀리지 않는 명문학교입니다. 명문외고들이랑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로요. 그렇기에 이과 성향인 학생이라면 꼭 과학고에만 목을 메거나, 어느 외고가 이과 수업을 잘 가르쳐주는지에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상산고나 한일고 등의 자립/자율형 고교들을 노려보는 것도 적극 추천해볼 만하겠습니다. 물론, 합격을 할 만한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라는 전제조건이 붙겠지만요. 


  그럼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코피 터지도록 열공하세요~~~ 열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