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고교입시백서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1편에서 이어집니다.

1편을 안 읽으신 분은 1편부터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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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 입시 기조는 내신의 영향력이 큰 수시모집이에요. 그래서 특목고, 자사고에 갈 수 있는 실력인데도 내신 잘 받으려고 일부러 일반고에 가는 아이들도 많아졌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내신관리 쉬운 학교들이 수시 학생부전형에서도 죽 쑤는 경우가 많아요. 그와 반대로 특목고, 자사고처럼 내신관리 어려운 학교가 수시에서도 좋은 실적을 내는 경우가 많고요. 그 원인이 1~4편에 쓴 이유 때문이에요.

따라서 고등학교를 선택하실 때는 앞에서 말씀드린 내용들을 꼼꼼히 따져보세요. 단순히 내신만 보고 고등학교를 선택했다가 뒷통수(?) 맞을 수도 있거든요. 건질 게 내신밖에 없는 학교도 있어서요. 자칫하면 분위기에 휩쓸려 노느라 내신마져 놓칠 수 있고요. 

그래서 탈학군하려면 부모가 아이를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해요. 탈학군 하는 학교도 학군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가서 학군지 학원을 계속 이용하며, 중학교 때 친구들과 계속 교류하며 학군지 학교나 특목고, 자사고가 어떻게 공부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정보를 계속 얻어야 하지요. 비학군지 아이들도 주말이나 방학 때는 학군지 학원을 이용해보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학군지 정보를 계속 파악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우물안 개구리가 될 수 있거든요. 내 친구들이 못해서 내가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데 진짜 잘한다고 착각하는 거죠. 그래서 더 잘할 수 있는 애가 그냥 멈춰버리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요. 어려운 문제까지 풀게 하면 ‘그런 문제는 저희 학교 시험에 안 나와요’라며 더 이상의 도전을 멈춰버리거든요. 그 학교 시험에는 안 나와도 수능에 킬러문항으로 출제되는 문제들인데요. 비학군지 일반고에 수능 최저학력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아이가 많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지요.

그나마 서울은 사교육이라도 이용할 수 있는데 경기도 외곽이나 지방은 사교육조차 이용하기 힘들어 깜깜이 입시가 되기도 해요.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에요. 심지어 선생님이 부모보다 모를 때도 있어요. 부모는 학원설명회나 대학설명회를 열심히 쫓아다니는 데 선생님은 그러지 않아서요. 선생님은 아이들을 대학 보내는 데 부모만큼 절박하지 않아요. 그래서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해요. 엄마가 손품, 발품을 열심히 팔아야 하지요. 필요하다면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컨설팅을 받으며 아이의 입시전략도 가다듬고요.

대학에서 블라인드 평가를 하면 특목고나 자사고 등 공부 잘하는 학교들이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고요?

출신학교가 합/불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에서 학생 선발 과정에서 출신학교를 확인할 수 없도록 블라인드 평가하겠다고 발표했어요. 특목고, 자사고, 강남 잡들 또 하나의 정책을 내놓은 거예요. 그래서 특목고나 자사고, 강남 등 공부 잘하는 학교 부모님들은 불이익을 입을까 봐 걱정이 많아졌어요.

물론, 잠시 흔들림은 있을 거예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똑같아질 거예요. 특목고, 자사고, 강남 그리고 대학은 언제나 그랬듯 답을 찾을 테니까요.

1. 낭중지추

- 특목고, 자사고 애들이 명문대에 많이 합격하니까 대학이 특목고, 자사고 아이들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아요. 그래서 특혜를 줬을 거라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대학은 특목고나 자사고 애들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러면 일반고 애들을 좋아하냐고요? 그것도 아니에요. 그저 공부 열심히 하는 애들을 좋아할 뿐인데 그런 애들이 특목고나 자사고에 많아서 뽑아보니 또 특목고, 자사고라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뿐이에요. 특목고, 자사고라 합격한 게 아니라 일반고에 갔어도 합격했을 애들이에요.

2. 교육과정

- 특목고도 일반고와 같은 과목을 배우지만 공부 잘하는 애들이 많아서 어려운 것까지 배운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아요. 

- 특목고와 일반고는 교육과정이 아예 달라요. 똑같은 방식으로 선발하는 외고와 국제고조차 교육과정이 달라요. 그래서 학생부에 기록된 과목명을 보면 이 아이가 어떤 유형의 학교 출신인지 금방 알 수 있어요. 단지 구체적인 학교명을 알아내기 어려울 뿐이지요. 

- 결국, 특목고, 자사고 잡으려던 블라인드 평가가 공부 열심히 하는 일반고 애들만 잡을 가능성이 커요. 강남뿐 아니라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와 지방 명문 일반고 아이들이 피해를 볼 거예요. 그나마 강남 애들은 정시라도 노려볼 수 있는데 정시 준비도 힘든 학교 아이들은 정말 답답해질 수 있어요.

-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내용도 줄었어요. 특목고, 자사고가 내신 불이익을 극복하기 위해 비교과 활동을 많이 하고, 학생부도 꽉꽉 채워주니까 일반고를 더 잘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특목고와 자사고를 끌어내려 일반고와 키를 맞추려고 학생부 기록 내용을 줄인 거죠. 

- 이게 일반고 최상위권 아이들에게 독이 될 수 있어요. 일반고 중에는 최상위권 아이들에게 실적을 몰아주는 학교도 있는데 이제는 그런 메리트가 떨어져서 sky 잘보내던 일반고의 실적은 더 낮아질 수 있어요. 엉뚱한 학교에서 서울대 실적이 나올 수 있고요.

- 하지만 일반고의 대입 실적이 실제로 하락했다가는 난리가 날 거예요. 그래서 교육부가 대학에 적절히 눈치를 줄 테고 대학이 눈치껏 일반고 애들을 수시모집에서 합격시킬 거예요. 교육부가 사립종합대학 종합감사 중이어서 교육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거든요. 

- 전 법무부 장관 딸 논란 때도 입시 전형 기간에 교육부가 대학을 감사했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인지 그해 입시 결과가 이전과 다르게 나왔어요. 기존 선배들 실적을 바탕으로 충분히 합격할 거라고 예측했던 특목고, 자사고, 강남 아이들이 대거 불합격했거든요. 그래서 올해도 특목고, 자사고, 강남 아이들은 학종에서 선배들보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그런데 이건 블라인드 평가라는 때문이 아니라 교육부 눈치 보기라는 정치적 이유 때문일 수 있어요. 정치적 상황이나 정권에 따라 또 바뀔 수 있는 거죠.

- 따라서 올해는 특목고, 자사고, 강남 학생들의 경우 학종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수능에 더 집중하는 게 좋아요. 정시는 교육부가 꼼수를 부리기 어려우니까요.

현재의 교육정책은 과정의 평등보다 결과의 평등에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못 하는 아이를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잘하는 아이를 끌어내려서 키 높이를 맞추고 상대적 박탈감을 없애는 방식으로요. ‘네가 명문대에 가지 못하는 것은 네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특목고, 자사고, 강남이라는 적폐 무리가 비열한 방법을 쓰기 때문이야’라는 식으로요.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하는지는 이야기하지 않고요.

특목고, 자사고 아이들이 왜 대학을 잘 가냐고요? 바로 이렇게 공부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있는 모 외고 기숙사생들의 일과표에요.

구분	시간	내용	비고
기상점호	06:00~06:40	기상 및 정리 정돈
	06:40~07:30	아침식사	07:20 배식 종료
	07:40	등교 완료
	07:40~08:00	아침 조회
1~7교시	08:00~15:30	1교시~7교시
	15:30~16:00	종례 및 이동
8교시	16:00~16:50	방과후 수업
9교시	17:00~17:50	방과후 수업
	18:00~18:50	저녁식사
자기주도 1교시	19:00~20:20	자율학습 1교시	80분
자기주도 2교시	20:40~22:00	자율학습 2교시	80분
자기주도 3교시	22:10~23:10	자율학습 3교시	60분
취침점호	23:10~2400	이동,휴게,정비	23:20 점호
심야연장학습	24:00~01:30	연장학습	90분

내가 대학 관계자라면 어떤 아이를 뽑고 싶으신가요?

※ 강명규쌤의 3줄 요약

1. 대학도 보내본 학교가 잘 보낸다.

2. 내신 잘 받으러 갔더니 내신만 잘 주더라.

3. 내 아이와 궁합이 맞는 학교에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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